세계교회

세계주교대의원회의 개막

박영호 기자
입력일 2021-10-05 수정일 2021-10-06 발행일 2021-10-10 제 3264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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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합의적 교회 ‘함께’ 구현하는 첫발 내딛다
2023년 10월까지 2년 동안 전 세계 교회 빠짐없이 참여
교회 지도자는 신자 의견 듣고 신자들은 적극 참여 의지 필요

‘공동합의성’을 주제로 하는 세계주교대의원회의(주교시노드)가 10월 9일 개막, ‘공동합의적 교회 공동체’를 구현하기 위한 하느님 백성의 대화에 평신도·수도자·성직자의 적극적인 참여가 요청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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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는 ‘공동합의적 교회를 위하여: 친교, 참여, 사명’을 주제로 2023년 10월까지 2년 동안 전 세계 지역교회에서, 교구별-대륙별-세계의 단계를 거쳐 열린다.

이번 주교시노드는 이전과 달리 2년 동안 진행된다. 이를 위해 전 세계 각 교구는 2022년 4월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교구민들의 의견을 경청하며, 대륙별 회의를 거쳐 2023년 10월 교황이 주재하는 주교시노드 본회의가 이어진다. 이는 주교시노드가 고위 성직자들만의 회합이 되지 않고 하느님 백성 전체, 지역교회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의견을 철저하게 ‘경청’하기 위한 것이다.

신학자들과 사목자들, 평신도 지도자들은 이번 주교시노드가 교회 지도층뿐만 아니라 모든 하느님 백성 전체가 참여해 ‘공동합의적’ 교회를 구현하는 여정의 첫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광주대교구 사목국장 김정용 신부는 “이번 주교시노드의 주제는 공동합의성, 즉 함께 걸어가는 교회의 여정”이라며 “주제뿐 아니라 진행 과정 자체로써 공동합의성을 드러내는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대교구는 지난 5월 5일에 이어 10월 4일 평신도, 수도자, 성직자가 함께 교구의 미래를 논의하는 ‘하느님 백성의 대화’를 마련했다. 이는 ‘공동합의성’을 교구 차원에서 구현하려는 시도로, 교구는 지구와 본당 차원의 논의 자리를 제도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우리신학연구소 경동현(안드레아) 연구실장은 “이번 주교시노드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정신을 구현하려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의지를 담고 있다”며 “교황 재위 후 수차례의 시노드에서 시도했던 공동합의적 교회의 모습을 이번 주교시노드에서 더욱 분명하게 구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정부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 교육연구분과위원회 박문수 위원장은 “‘경청’을 강조한 점이 이번 주교시노드의 가장 큰 특징”이라며 “교회 지도자들은 신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신자들은 주교시노드 전 과정에 적극 참여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톨릭대 신학대학 교수 박준양 신부는 “2년간의 진행 과정 자체가 공동합의적 교회의 모습과 참된 그리스도인의 소명에 대해 보편교회와 함께 배우고 익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프란치스코 교황이 「복음의 기쁨」에서 강조하듯, ‘세례를 받은 모든 이는 교회 안의 역할이나 신앙 교육의 수준에 상관없이 복음화의 능동적인 주체’임을 기억하고 주교시노드 과정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광주대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 신동열 회장은 “이번 주교시노드는 평신도들이 자신의 보편사제직을 새롭게 인식하고 세상에서 예언직, 사제직과 왕직을 수행하는 평신도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자존감을 발견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수동적 신앙, 소극적인 교회 생활 참여 자세를 탈피하고 깨어있는 신앙인으로서 다시 나야 한다”며 주교시노드에 대한 적극적 관심과 참여를 촉구했다.

한국교회는 10월 9일 교황청에서 교황이 주례하는 개막미사에 이어, 17일 각 교구에서 일제히 개막미사를 거행하고 2022년 4월까지 교구별로 시노드를 진행한다. 이를 위해 주교시노드 각 교구 책임자 첫 전체모임이 10월 7일 서울 광진구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열렸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