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핵심은 성당 건축을 통해 하느님을 아는 것이다. 이에 김 교수는 성당의 의미에서 시작해 전례 공간으로서의 성당, 그리고 초기 그리스도교, 로마네스크, 고딕으로 이어지는 중세계(中世系) 성당 건축을 소개한다. 또한 하느님의 집을 구성하고 있는 제단과 제대, 독서대, 세례대, 회중석 등 성당의 자리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한다.
“성당 안에서 제단은 전통적으로 동쪽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하느님이 빛을 상징하므로 제단도 해가 떠오르는 방향을 가리키도록 한 것이지요. 또한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성당 마당도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가톨릭교회에서 광장은 하늘의 문으로 들어가기 위해 준비하는 첫 번째 전이공간이고 종교적인 기능과 시민의 일상을 이어주는 장소로 여겨집니다. 우리는 아는 만큼 그것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집에 들어가는 우리가 그 자리를 생각해봤으면 하는 바람에서 그 내용들을 정리했습니다.”
사제는 미사 때 성반과 성작을 받들어 올리며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라고 말한다. 김 교수는 그 말씀 안에 성당의 공간적 본질이 모두 담겨 있다고 설명한다. “성당은 그리스도를 ‘통하여’ 제대라는 한 점에 집중하는 공간, 넓어서 많은 사람들이 ‘함께’ 들어갈 수 있게 하나로 툭 터진 공간, 그 ‘안에서’ 보호되도록 높은 지붕이 위를 덮고 있습니다. 성당 건축에는 세 가지 건축 공간의 역할이 한 공간 속에 동시에 나타나 있는 것이죠. 성당을 지을 때 이 세 개의 전치사가 주는 공간적 본질에 근거해 지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