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수원교구 제2대리구 배곧본당, 본당 신자 위한 나눔이 해외까지 퍼지는 기적으로

이주연 기자
입력일 2021-07-06 수정일 2021-07-07 발행일 2021-07-11 제 3253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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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기금 지원받은 신자 의류·신발·잡화 기부로 보답

건축기금 마련 위한 판매 후 남은 물품 해외선교실에 기부

배곧본당의 한 봉사자가 6월 19일 주말 장터에서 판매할 신발들을 진열하고 있다. 배곧본당 제공

지난 6월 25일 교구 해외선교실(실장 유주성 신부)에는 2.5톤 트럭 분량의 의류와 신발, 잡화류 등이 도착했다. 제2대리구 배곧본당(주임 김정환 신부)이 해외선교지를 돕기 위해 기부한 것이었다.

이날 전달식은 의류와 신발 등 잡화류 판매업을 하던 이호균(프란치스코)·김순민(글로리아) 부부가 본당의 신축 성당 건립을 위해 4톤 트럭분의 의류와 신발, 잡화 제품을 내놓은 것이 계기가 됐다.

배경은 이렇다. 한 달여 전 이호균씨가 낙상 사고를 당해 중환자실 치료를 받게 되자 본당은 긴급 사회복지기금을 편성해 수술비를 지원했다. 이에 선교분과장으로 활동하는 부인 김순민씨는 나눔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성당 건축에 힘써달라’며 물건을 기증한 것이다.

본당은 김씨의 뜻을 모아 지난 6월 19~20일 주말 장터를 열고 물품을 판매했다. 장터에는 본당 신자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민들도 대거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판매 수익금 전액은 건축기금으로 기탁됐다.

6월 25일 교구 해외선교실에 물품을 전달한 김정환 신부(왼쪽 두 번째)와 배곧본당 관계자들이 유주성 신부(오른쪽 두 번째)와 전달식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배곧본당 제공

본당은 판매 후 남은 물품을 해외선교지에 지원하기로 했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한 나눔’을 고민한 김정환 신부 제안에 상임위원들이 만장일치로 합의했다. 나눔이 나눔을 낳고 지역 및 세계 선교로 펼쳐지게 된 것이다.

이는 본당 공동체에 이웃을 위한 기도와 도움이 새롭게 전개되는 기회가 됐다. 이호균·김순민 부부 가정이 일어설 수 있도록 끊임없는 기도가 이어지고 있다. 김씨 가족 중 한 명은 이런 공동체 모습에 지난 6월 27일 입교를 결정했다.

김순민씨는 “사고 후 의식불명 중인 남편은 아직 위중하지만, 희망을 잃지 않는다”며 “나눔과 믿음으로 도움 주신 본당 공동체에 감사드리고, 이 모든 것은 믿음의 기적이며 하느님 사랑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환 신부는 “사랑의 나눔은 ‘나중에’가 아니라 ‘당장’ 시작해야 한다”며 “지금 할 수 있는 나눔에 시선을 돌리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주님의 기적을 일으키는 시작점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