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한미 정상회담, 어떤 의미 남겼나

박지순 기자
입력일 2021-05-25 수정일 2021-05-25 발행일 2021-05-30 제 3247호 2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바이든 정부의 北과 대화 의지 확인
외교 통한 대북 접근 모색하고
한반도 비핵화 추구 성명 발표
文, 그레고리 추기경과 만나
교황청 가교 역할 가능성 엿봐

문재인(티모테오) 대통령과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이 5월 21일(현지시간) 첫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정체됐던 남북·북미 관계 개선 의지를 분명히 드러냈다.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21일 정상회담 결과를 담은 공동성명에서 2018년 4월 남북 판문점선언과 6월 북미 싱가포르 정상회담 합의에 기반한 외교를 통해 대북 접근을 모색하고 한반도 비핵화를 추구한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2018년 판문점선언과 싱가포르 공동성명 등 기존의 남북 간, 북미 간 약속에 기초한 외교와 대화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이루는 데 필수적이라는 공동의 믿음을 재확인했다”고 명시했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은 “남북 대화와 관여, 협력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다”면서 “북한의 인권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협력한다는 데 동의하고 가장 도움을 필요로 하는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 제공을 계속 촉진하겠다”고 약속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정상회담 직후 직접 성김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을 ‘대북특별대표’로 임명한 것도 한반도 문제를 원만한 대화로 풀어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성김 대북특별대표 임명에 대해 “대북인권 대표가 먼저 임명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지만 미국이 대북 비핵화 협상을 우선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며 “북한에 대화 준비가 돼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셈”이라고 평가했다.

성기영(이냐시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외교전략연구실장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한미동맹의 외연을 확장했다는 긍정적 의미가 있고, 바이든 대통령이 성김 대북특별 대표를 직접 발표한 것은 북한과 대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동시에 실무협상단에 힘을 실어주면서 실무협상에 이은 정상 간 대화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 소장 강주석 신부 역시 “공동성명 내용이나 성김 대북특별대표 임명은 미국이 우리 정부 입장을 수용하고 존중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만일 대북인권대표를 임명한다면 북한의 반발을 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강 신부는 문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 다음날 미국 워싱턴대교구장 윌튼 그레고리 추기경을 만난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며 “그레고리 추기경은 보수와 진보 간 대립이 심한 미국교회에서 화합과 일치 정신을 보여 주는 성직자이자 교황청과 미국 행정부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레고리 추기경이 들려주는 일치와 화합의 목소리는 서로 이질적인 체제인 남북, 북미 관계에서 교회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고, 해야 하는지를 시사한다”고 밝혔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