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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는 공공재입니다] 기후위기 드러내는 이상기후

박영호 기자
입력일 2021-04-20 수정일 2021-04-20 발행일 2021-04-25 제 3241호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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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기온 영상 38도… 충격적 현상들 서막에 불과
역대 가장 따뜻한 해 기록
최근 6년 동안 집중적 발생
기후행동 미진하면 계속될 것

코로나19 팬데믹이 지구촌을 덮쳤던 지난해는 동시에 역대 가장 더운 해 3위 안에 포함됐다.

세계기상기구(WMO, 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는 지난해 말 보도자료를 발표하면서 2020년이 ‘역대 가장 따뜻한 3년 중 한 해’라고 전했다. ‘역대 가장 따뜻한 한 해’가 최근 6년 동안 매번 되풀이되고 있다.

이상기후는 기후위기의 긴박함을 드러낸다. 2020년 한 해만 해도 지구촌 곳곳이 수많은 이상기후로 몸살을 앓았다. 온난화가 가장 급속하게 진행되는 북극권에서, 세계에서 가장 추운 시베리아 북극권의 베르호얀스크에서는 지난해 6월 20일 최고 기온이 영상 38도까지 치솟았는데, 이는 1885년 이래 최고치였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데스벨리는 지난해 8월 16일 최고 기온 54.4도를 기록했고, 2019년 7월 25일 파리는 42.6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어서, 2018년 강원도 홍천은 41도, 서울은 39.6도를 기록했다.

기후위기로 인한 장기 가뭄은 호주, 시베리아, 미국 서해안, 남미 등 세계 곳곳에서 최악의 산불을 일으켰다. 호주 남동부에서 2019년 9월 시작된 산불은 이듬해 2월까지 이어져 호주 전체 숲의 14%가 불탔다. 산불로 인한 연기 기둥이 전 세계를 돌아다니는 장면이 위성에 포착됐다.

대규모 홍수 피해는 동아프리카, 남아시아, 중국, 베트남 등지에서 극성을 부렸다. 특히 올해 2월에는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인도 북부 히말라야 산맥의 빙하가 녹아 홍수를 일으켰다. 대서양에서는 기록적인 수의 허리케인이 빈발했고, 지난해 11월 중미에서는 강력한 허리케인 4개가 연이어 발생했다. 온난화는 메뚜기 떼의 발달과 이동에 유리한 환경을 만든다. 동아프리카와 인도, 파키스탄 일대에서는 2019년 말부터 최악의 메뚜기 떼가 습격해 하루 3만5000명분의 식량을 먹어 치웠다.

이러한 이상기후와 현상들은 최근 1~2년 사이에 집중적으로 벌어진 일이다. 인류의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 기후행동이 미진할 경우 이러한 충격적인 이상기후들은 단지 서막에 불과하다. 감당할 수 없는 충격적인 이상기후 현상들이 인류 앞에 도사리고 있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