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을 향하도록 이끌어 주는 기도이자 수련’인 성채 이론은 총 9단계로 구성됐다. 도시를 눈앞에 그려보는 데서 시작해 기도하고 감사하는 단계로 끝나는 이 이론에 대해 카리오 신부는 “성채 이론을 적용했을 때 좋은 점은 적에게 말을 걸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밝힌다. 아울러 “혼자 있는 우리보다 적이 더 강하다는 원칙에서 출발하여 설령 적을 내쫓기 위해서라도 적을 바라보며 말을 거는 일은 피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성채 이론을 설명하기에 앞서 카리오 신부는 영적 투쟁의 중추가 되는 장소를 설명한다. 직장, 거실, 식당, 침실, 도서관, 극장, 성당 등 일상적으로 방문하는 공간에서 등장하는 악의 요소들을 설명하고 각각의 장소에서 생각해볼 문제를 제안한다. ‘일터에서 나의 성장을 가로막는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 ‘음식을 탐하거나 술, 담배에 지나치게 빠져 있지 않은가’, ‘자신의 뜻과 맞지 않다고 여기며 하느님을 멀리한 적은 없는가’ 등 악의 유혹을 받았던 순간을 되짚으며 자신을 돌아볼 수 있다.
이어 성채 이론을 적용해 도시를 수호할 수 있는 방법도 3장에서 설명한다. 아울러 비범하거나 평범한 행동으로 우리를 유혹하는 악마의 공격에 대해서도 다룬다. 특히 우리가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유혹은 악마의 평범한 행동이다. 일상 속에서 귀와 눈을 통해 나쁜 행동을 하라고 부추기기 때문이다. 선이라는 가면을 쓰고 악을 제안하는 악마의 유혹. 이에 맞서기 위한 방법으로 카리오 신부는 “성벽 위에서 하느님의 성을 향해 돌아갈 때마다 우리의 틈은 보강될 것”이라고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