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나눔 운동’ 전국 차원 확대… 이주민 돕기 힘 쓰기로 교황의 백신 나눔 권고 따라 취약계층과 저소득 국가 지원 두 차례 접종 가능 금액 봉헌 교구별로 모아 교황청에 전달 이주 노동자 인권 문제에 주목 생존권 위협·편견과 차별 지적 교회 차원 사회적 약자로 선정 사목적 배려에 더욱 힘 쓰기로
한국 주교단은 이번 춘계 정기총회에서 백신 나눔 운동 전국적 전개, 어려운 처지에 놓인 이주 노동자에 대한 사목적 배려 요청, 미얀마 유혈사태에 우려를 표명하고 미얀마와의 연대를 밝히는 성명서 발표 등 굵직한 결과를 내 놓았다. 특히 코로나19로 고통받는, 가난한 이들에게 형제애로 다가가 연대하고 도움을 주기 위한 노력이 돋보였다.
이 외에도 이번 정기총회에서는 「한국 천주교회 교리 교육 지침」(개정판) 승인, 한국가톨릭시각장애인선교협의회와 월드와이드매리지엔카운터 한국협의회 회칙 개정안 승인, 주교위원회와 전국위원회 위원장 선출 등에 대해 논의했다. 정기총회는 3월 8~11일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열렸다. ■ 코로나19 백신 나눔 운동 펼치기로 먼저 한국 주교단은 춘계 정기총회에서 ‘백신 나눔 운동’을 전국적으로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대유행 중인 코로나19를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백신 접종을 통해 집단면역을 형성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전 세계에서 다양한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됐고, 각국에서 접종에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도 전국민을 대상으로 무료 접종을 시작했다. 문제는 개발·생산된 백신의 보급이다. 현재 100여 나라가 백신 접종을 시작했지만, 공급된 백신 75%를 부유한 선진국들인 10여 개국이 독점하고 있다. 유네스코에 따르면, 캐나다는 자국 인구에 5번, 미국은 4번, 유럽연합은 3번 예방접종을 하기에 충분한 백신을 확보할 정도로 ‘백신 이기주의’가 팽배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성탄 메시지를 통해 코로나19 백신이 모두에게, 특히 세계에서 가장 취약한 이들에게 주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어둠과 불확실성을 겪는 우리에게 백신의 발견은 희망의 빛으로 다가온다”면서 “이 희망의 빛이 모두에게 비추도록 모두가 백신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도 가장 취약한 계층과 지구촌 모든 이들에게 백신이 주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백신이 모두에게 주어져야 한다는 교황의 바람에 따라 대전교구는 지난 1월부터 가난한 나라에 백신 보급을 위한 ‘코로나19 백신 나눔 운동’을 시작했다. 대전교구는 현재까지 20만 달러를 교황청으로 보냈다. 또 춘천교구도 교황의 백신 나눔 권고에 따라 올해 ‘사순 시기 희생저금통’ 모금액을 코로나19 백신을 구하지 못하는 저소득 국가 지원에 사용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서울대교구와 수원교구가 백신 나눔 운동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한국천주교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회장 손병선, 이하 한국평협)는 지난 2월 6일 정기총회를 열고 ‘백신 나눔 운동’을 펼치기로 결정했다. 성 김대건 신부님 탄생 200주년 기념 희년을 의미있게 보내기 위해 ‘제자리 찾기 운동’을 펼치고 있는 한국평협은 애덕실천의 일환으로 백신 나눔 운동을 제시한 것이다. 이에 한국평협은 주교회의에 백신 및 치료제 보내기 운동을 제안했고, 한국주교단은 이번 정기총회에서 이 제안을 받아들여 전국 차원의 백신 나눔 운동을 펼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각 교구는 사회복지회나 사회사목국을 통해 모금 캠페인을 벌일 예정이다. 참가자들은 두 차례 백신을 접종할 수 있는 금액(6만원)을 봉헌할 수 있다. 신자가 아닌 사람도 참여할 수 있다.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는 지난 3월 11일 정기총회 결과를 설명하며 “김대건 신부님 탄생 200주년 기념 희년과 가경자 최양업 토마스 신부님 탄생 200주년 맞이해 펼치는 백신 나눔 운동은 좋은 애덕실천의 예가 될 것”이라면서 “좋은 뜻을 가진 분들이 많이 동참했으면 한다”고 말했다.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