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대한민국 김치경연대회 대통령상 수상한 김인숙씨

박영호 기자
입력일 2020-12-28 수정일 2020-12-29 발행일 2021-01-01 제 3226호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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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좋고 몸에도 좋은 김치 드세요”

엄선한 재료와 손맛으로 광주·전남 지역 이미 입소문

김인숙씨(왼쪽에서 두 번째)가 대통령상 수상 후 광주대교구청에서 전 교구장 최창무 대주교, 교구장 김희중 대주교, 총대리 옥현진 주교(왼쪽부터)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김인숙씨 제공

“아가, 너 솜씨가 좋으니 김치 담그고 살아라.”

광주대교구 고(故) 김정용 신부(2005년 선종)가 김치 명인 김인숙(디냐·60·광주 매곡동본당) ‘인숙이김치’ 대표에게 어릴 적 식복사를 하던 때의 김치 맛을 두고 건넨 말이다.

워낙 음식 솜씨가 좋았던 어머니를 닮아 손맛이 남달랐던 김씨는 지난해 11월 30일 제27회 광주세계김치축제 ‘대한민국 김치경연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김씨는 경연 지정종목에서 ‘순천만의 맛조개와 대갱이배추 맛김치’로, 자유종목에서는 ‘토종 홍갓 꽃물 갓 물김치’로 영예를 차지했다.

김씨는 전남 순천시 승주읍 선암사 자락에 자리를 잡고 오랫동안 김치를 담그고 있다. 그가 담근 ‘인숙이김치’는 이미 광주와 전남 지역에서 맛으로 정평이 나 있다. 특히 일찍부터 사제들 사이에 소문이 자자했다. 김정용 신부의 동창인 전 제주교구장 김창렬 주교를 비롯해 여러 주교들과 사제들이 그 김치맛을 칭찬했다.

김씨의 갓 물김치는 환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암이나 당뇨병 치료에 도움이 되고 기관지에도 좋다고 소문이 났다.

“안토시안 등 함유 성분이 암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해요. 맵지 않고, 항암 치료로 뒤집어진 속을 편하게 해 밥을 넘길 수 있게 해 준다고 고맙다는 전화도 자주 받아요.”

딸 다섯 중 셋째인 김씨, 언니와 동생들이 순천과 벌교에서 정미소도 하고 고추, 양파, 마늘, 갓, 무, 감자 등 농사도 짓는다. 김치 담그는 데 가장 중요한 소금도 친척이 하는 염전에서 가져온다. 그래서 인숙이김치는 내 입에 들어갈 것을 생각하고 키워 낸 좋은 재료들로 담근다.

김씨가 가장 자부심을 갖는 김치는 홍갓 꽃물 갓 물김치다. “갓 물김치는 순천에서 자라는 토종갓인 홍갓을 바탕으로 뽕잎차, 녹차, 배, 매실 등 온갖 질 좋은 재료들이 푸짐하게 들어갑니다. 홍갓 자체에 노화방지 성분인 폴리페놀과 항산화제인 안토시아닌이 많이 들어 있고, 항암물질로 알려진 시니그린 함유량이 월등히 높지요.”

김씨는 김치만 잘 담그는 게 아니다. 독신으로 기도와 봉사, 그리고 김치에 전념하는 그는 항상 독거 어르신들이나 양로원 어르신 등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김치를 나눈다. 병으로 힘들어하는 수도자들에게는 각별한 관심과 사랑을 담아 김치를 보낸다.

※문의 010-8614-6360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