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교황, 「렛 어스 드림」 출간

최용택 기자
입력일 2020-12-15 수정일 2020-12-16 발행일 2020-12-20 제 3224호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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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미래 위한 ‘형제애’ 강조
위기와 절망의 상황일수록 함께 꿈꾸자는 메시지 전달
빈민과 이민자·난민 등 소외된 이에 대한 관심 강조
「렛 어스 드림」 표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위기와 절망에 빠져있는 상황에서도 ‘다시 함께 꿈을 꾸자’는 강렬한 메시지와 함께 인류에게 ‘더 나은 미래’를 제시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새 책 「렛 어스 드림」(Let Us Dream)(프란치스코 교황·오스틴 이버레이 지음/332쪽/1만8000원/21세기북스)이 출간됐다.

교황은 「렛 어스 드림」에서 “위험이 있는 곳에서는 언제나 해결책도 무럭무럭 자란다”는 독일 시인 프리드리히 횔덜린의 소설 구절을 인용하며, 전 인류가 위기 앞에 놓인 지금이 바로 큰 꿈을 꾸고, 우리가 가치 있게 생각하는 것을 위해 구체적인 행동을 시작해야 할 때라고 말하고 그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해 11월 전기작가 오스틴 이버레이와 만나 인사하고 있다. 교황은 이버레이와 「렛 어스 드림」을 함께 집필했다.

교황은 코로나19로 힘들고 고통스럽더라도 우리 사회 주변부에서 외면받고 힘겨워하는 이들을 향한 시선을 거두어서는 안 되며 그 안에 담긴 진실을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예수님처럼 세상을 정확히 보기 위해서는 세상의 주변부로 가야 하며, 그곳에서 새로운 미래를 발견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박해받고 있는 로힝야족과 위구르족을 비롯해 레스보스섬 난민촌과 아르헨티나 빈민촌 등 세계 곳곳의 이민자 수용시설과 난민촌에서 인간으로서의 기본 권리조차 인정받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는 이들에 대해 언급해 주목을 끈다.

교황은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지금, 우리 주위에는 무관심이라는 더 무서운 바이러스가 퍼지고 있는지도 모르고 있다”면서 “버림받은 사람들에게 다시 일어설 기회, 그들도 미래의 주체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어 교황은 「렛 어스 드림」에서 현재의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형제애를 제시한다. 우리가 하나의 백성이라는 것을 깨닫고 일체감과 존엄성을 회복하는 것이다. 교황은 코로나19로 우리가 우리 모두를 하나로 이어주는 끈, 즉 사랑과 공통된 소속감으로 지어진 방주에 도달할 수 있다면 “이 시대는 새로운 노아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책을 통해 말하고 있다.

교황은 지금 우리가 직면한 위기가 곧 우리에게 필요한 변화를 시도할 기회라고 분명하게 말한다. 2013년 즉위 이후 현실의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의견을 피력해온 교황은 이 책을 통해 지금 우리는 삶의 속도를 늦추고, 주변을 살피며, 이 땅에서 함께 살아가는 더 나은 방법을 설계할 때라고 말한다. 교황은 책에서 자신이 한쪽 폐를 잃던 순간과 독일 유학 시절, 코르도바 시절을 외부와 단절된 ‘코로나19 상황’으로 회상하기도 했다. 자신의 뜨거운 내면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이 시대를 위한 각성을 촉구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렛 어스 드림」은 더 나은 세상을 위한 대담한 꿈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