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병원지기 유쾌한씨」 펴낸 하늘병원 조성연 원장

민경화 기자
입력일 2020-11-10 수정일 2020-11-11 발행일 2020-11-15 제 3219호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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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힘든 순간에도 하느님 함께하심 믿어요”
선교하는 스포츠의학 권위자
더 많은 이들 주님 알 수 있게 사랑에 관련된 여러 일화 정리
“저는 매일 일상에서 예수님을 만납니다. 그런 분들을 통해 삶을 반성하고 하느님 뜻 안에서 살고자 노력하게 되는 것 같아요.”

하늘병원 조성연(요셉) 원장에게 하느님은 일상에 살아계시는 분이다. 뇌성마비 1급 장애로 일상적인 생활이 어려운 상황에도 어린아이 같은 환한 웃음을 간직한 환자, 경추 이상증으로 자신의 몸이 아픈데도 불구하고 장애인 엄마를 돌보며 사랑을 베푸는 아홉 살 하영이. 「병원지기 유쾌한씨」에는 이처럼 조 원장이 일상에서 만난 수많은 하느님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한국 스포츠의학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조 원장은 ‘하느님 손길로 환자를 하느님처럼 대하겠다’는 뜻을 담아 병원 이름을 ‘하늘병원’이라 지었다. 의료행위 뿐 아니라 복음 선교에도 목적을 둔 조 원장은 2006년 무렵부터 병원에서 예비신자 교리를 열고 있으며 성경모임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조 원장은 인술로 치유가 필요한 이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과 자비를 실천한 공로를 인정받아 프란치스코 교황이 수여하는 성 대 그레고리오 교황 기사 작위와 대십자 훈장을 받기도 했다.

하늘병원 조성연 원장은 “하느님은 멀리 있는 게 아닌, 나와 함께 숨 쉬고 계시다는 것을 책을 통해 느끼실 수 있길 바란다”고 말한다.

“우연히 알게 된 성 바오로 수도회 수사님 한 분이 제가 경험한 하느님 이야기를 책으로 내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어려운 제안이라 선뜻 용기가 나지 않았지만, 제가 살면서 경험한 사랑에 대한 일화를 담아보면 좋겠다는 생각에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조 원장은 자신이 경험하고 생각한 것들을 솔직하게 글로 엮어냈다. 대단하고 훌륭한 일을 했던 순간보다, 실수하고 실패했던 순간에 하느님을 만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모든 게 풍족하고 잘될 때는 하느님 생각이 많이 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실수를 하고 힘들 때, 소외되고 어려운 사람을 만났을 때 하느님이 제게 더 가까이 와 계신 것을 느꼈지요. 그래서 책에도 그런 이야기들을 담았어요. 그 덕분에 글을 쓰면서 제 삶을 반성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사람들의 몸을 치료하는 조 원장에게 특히 힘든 순간은 상태가 심각해 완치가 불가능한 환자를 만났을 때다. 하지만 조 원장은 “그 순간에도 하느님은 이미 함께하고 계셨다”고 강조한다.

조성연 원장은 “부산에서 한 신부님이 진료를 받으러 오셨는데 척추에 박은 철심이 부러진 상태라 완전한 재수술이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의사로서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던 순간, ‘하느님께서 원장님을 통해 어떤 뜻을 주셔서 잘 낫게 해 주실 거다’라는 신부님의 말을 듣고 확신이 들었고 얼마 뒤 기적처럼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것은 하느님이 함께하고 계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던 순간”이라고 덧붙였다.

조 원장의 진료실은 흡사 성물방같다. 십자고상과 성모상을 비롯해 각종 성물들이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또한 병원에 경당과 원목실을 두고 항상 하느님과 함께하고 있는 그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분들의 치료비를 지원하고, 피겨스케이팅 김연아(스텔라) 선수가 세례를 받는데 도움을 주는 등 하느님의 가르침을 삶에서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조 원장은 “많은 사람들이 하느님을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책을 쓰게 됐다”며 “하느님은 멀리 있는 게 아닌, 나와 함께 숨쉬고 계시다는 것을 책을 통해 느끼실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