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교구 수도회 영성을 찾아서] 예수회 (중)

이주연 기자
입력일 2020-11-10 수정일 2020-11-10 발행일 2020-11-15 제 3219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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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수련’으로 교회에 큰 기여

이냐시오는 수도회 설립에 앞서 스스로 정리한 영신수련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영적 도움을 주었고 동료들을 모아 적극적으로 복음을 전했다.

예수회를 설립한 이냐시오 성인은 스페인의 귀족 가문에서 태어났다. 야심이 컸던 그는 궁정에서 일하고 싶은 마음에 군인이 됐다.

1521년 스페인과 프랑스와의 전쟁에 참여했던 그는 나바라의 팜플로나에서 다리 상처를 입었다. 프랑스군은 그를 치료한 후 로욜라의 가족들에게 후송해 주었는데 이는 중대한 전환점이 된다. 부상 치료를 하던 중 그는 평소 즐겨 읽던 낭만적인 기사 이야기책을 찾았으나 가족은 대신 예수 그리스도와 성인들 삶에 관한 책을 가져다 주었다.

그 과정에서 기사로서의 공상들이 자신을 황폐하게 할 뿐이며, 아무런 만족도 주지 못한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반면 성인들의 삶 속에는 기쁨과 평화가 있음을 깨달았다. 성인들 삶을 상상하면서 그에게서는 성인처럼 거룩한 사람이 되겠다는 열정이 올라왔다.

결국 그는 전자는 세상에 속한 것이며, 후자는 하느님에게서 온 것임을 알게 된다. 이런 내면적인 체험을 할 즈음 그는 아기 예수를 안고 있는 성모마리아의 환시를 체험했다. 이를 통해 큰 위안을 받았던 성인은 지난날의 생활 전체, 특히 육을 따르던 행실에 대해 심한 혐오감을 느꼈고 회심의 길에 들어섰다.

건강을 되찾은 이냐시오는 스페인의 성모 성지 몬세라트를 찾아 기사로서의 신분 상징이었던 자신의 검과 갑옷을 성모 마리아께 봉헌하고 가난한 순례자의 옷을 입었다. 그리고 만레사라는 작은 동네 동굴에 머물며 기도 생활에 전념했다. 이때 1년 동안 금욕생활과 기도 생활을 하며 영혼의 움직임에 대해 깊은 이해를 하게 된다. 나중에 성인은 당시를 되돌아보며 ‘하느님께서 학생을 가르치듯이 자신을 가르쳤다’고 회고했다. 이곳 만레사에서 그리스도교 영성사에 큰 영향을 끼친 「영신수련」의 핵심적 뼈대가 완성됐다.

그는 하느님을 더 잘 섬기기 위해 파리에서 신학을 공부했다. 이 시기 동안 성 하비에르, 성 파브르 등 초기 동료들을 만나고 하느님을 섬기는 길에 들어서게 된다. 특별히 성인은 이탈리아의 작은 마을 라 스토르타에서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들고 가는 환시를 보게 된다. 이를 통해서 자신의 여정 속에 삼위일체 하느님이 함께하신다는 확신을 하게 된다.

영신수련에 뿌리를 둔 예수회 영성은 현대적인 영성의 형성에 지대한 이바지를 했을 뿐만 아니라 오늘날에도 그 영향력을 계속 발휘하고 있다. 그 특징은 그리스도 중심적이며, 교회에 대한 충실과 사랑에 있다.

구체적으로 주어진 선교 사명을 즉시 민첩하게 처리하는 즉응성과 대가를 바라지 않는 봉사, 세상 어디에든지 파견될 용의가 있음을 의미하는 보편성으로 드러난다. 또한 식별의 감각을 익히고 발휘해 모든 것에서 하느님 뜻을 찾으려 하고, 하느님을 배제하지 않는 인본주의를 항상 높이 평가하며 복음 전파자로서 엄정한 양질의 봉사를 할 수 있도록 철저한 양성 과정을 갖게 한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