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애’로 지어진 주님의 집… “지역 중심 건축물로 선교효과 기대” 2005년 바자 수익 종자돈 삼아 어려움 속 15년 동안 기금 모아 코로나19로 홍보활동 중단되자 이웃본당 도움으로 난관 극복 주님 일생 담은 유리화 인상적 저녁시간이면 외관 조명 켜져 주변에 늘 가톨릭 이미지 노출
“우리 본당 신자들이 참 자랑스럽습니다. 어려운 형편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전 신자가 한마음으로 노력해 마침내 새 성당을 하느님께 봉헌하게 됐습니다. 눈물겹습니다. 하느님께서도 얼마나 저희를 사랑스러워하실까요?”
부산 기장본당(주임 김성학 신부) 차임갑(루카) 회장은 벅찬 가슴을 진정시키며 말했다. 기장본당은 2005년부터 새 성당 건립을 추진한 노력의 결실로, 11월 1일 오전 10시30분 부산광역시 기장군 기장읍 차성남로 88 현지에서 교구장 손삼석 주교 주례로 새 성당을 봉헌한다. 주임 김성학 신부(꼰벤뚜알 프란치스코 수도회)는 “무엇보다 하느님과 본당 신자들에게 감사드릴 일”이라며 “가진 것을 내어놓고, 열심히 기도해 지은 성당이기에 그 어떤 보화보다 값지다”라고 말했다. ■ 15년 만의 결실 기장본당 기존 성당은 노후가 심각했다. 1975년 9월 26일 설립된 기장본당은 1968년 지은 단층 공소건물을 그대로 성당으로 사용했고, 1983년 2층으로 증축한 바 있다. 세월이 지나면서 성당 건물은 점점 노후가 심해졌고, 비가 오면 늘 새곤 했다. 심지어 꼭대기 철제 십자가가 무너져 내리기까지 했다. 본당 신자들은 더 이상 미루기가 어렵다고 판단, 2005년 바자 수익금 5000만 원을 종자돈 삼아 새 성당 건립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준비는 순탄치만은 않았다. 새롭게 본당이 분가하게 되자, 그동안 열심히 모았던 기금을 내놓으면서 잠시 모금이 중단되기도 했다. 그러나 2014년 6월 본당의 날을 기점으로 새 성당 건립 준비 선포식이 열리고, ARS 적립운동을 펼치면서 마음을 다잡아 나갔다. 당시 주일학교 학생들도 건립 기금을 보태겠다며 약 1년간 모은 돼지저금통을 주님 성탄 대축일 미사 때 봉헌하기도 했다. 올해 선종한 삼덕공소 신자 고(故) 박화순(안나) 할머니는 생전에 “사후 전 재산을 봉헌하겠다”고 밝힌 뒤 약속을 지켰다. 2017년 현 주임 김성학 신부가 부임하면서 본당은 새 성당 설계를 마쳤고, 이웃본당에 모금운동을 다니기 시작했다. 모금운동을 나간 김 신부는 강론을 통해 이웃신자들에게 도움을 청했다. 상황이 여의치 못한 본당 상황을 허심탄회하게 고백하며 때로는 눈물을 흘리며 동참을 호소했다. 차임갑 본당 회장은 “당시 기억을 떠올리면 절로 눈물이 난다”며 “풍족하지 못한 사정이면서도 우리 본당을 위해 기꺼이 희생해주신 이웃신자들 ‘형제애’가 새 성당 건립의 주춧돌이 됐다”고 말했다. 형제애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가 닥친 이후에도 빛을 발했다. 공동체 미사 중단으로 성당마다 문이 닫히면서, 더 이상 이웃본당에 모금운동을 다닐 수 없게 됐다. 그러나 모본당인 해운대본당을 중심으로 이웃본당들이 도움을 주면서 어려움을 뚫을 수 있었고, 이번에 새 성당을 완공하기에 이르렀다.우세민 기자 semin@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