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원주교구, 지학순 주교 기념 심포지엄

민경화 기자
입력일 2020-10-13 수정일 2020-10-16 발행일 2020-10-18 제 3215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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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속에서 신앙 실천하도록 이끌어야”
가르침 통해 현대 청소년 사목 방향 모색
정의와 공동선에 이바지하는 청소년의 사회적 역할 주목

10월 8일 원주 가톨릭센터 마리아홀에서 열린 제3차 지학순 주교님 기념 심포지엄에서 대구대교구 사목연구소 이진옥 연구원이 ‘지학순 주교의 가르침 안에서 나타난 현대 청소년 사목 방향에 관한 연구’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한국 가톨릭교회의 청소년 사목 방향을 고(故) 지학순 주교의 가르침 안에서 찾아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원주교구는 10월 8일 원주 가톨릭센터 마리아홀에서 ‘제3차 지학순 주교님 기념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은 대구대교구 사목연구소 이진옥(페트라) 연구원의 논문 발제로 문을 열었다. 이 연구원은 ‘지학순 주교의 가르침 안에서 나타난 현대 청소년 사목 방향에 관한 연구’를 주제로 보편교회의 청소년에 대한 인식 변화, 지학순 주교의 청소년에 대한 관심과 가르침, 지학순 주교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현대 청소년 사목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이진옥 연구원이 주목한 것은 지학순 주교의 사목 표어인 ‘빛이 되어라’다. 그는 “1965년 6월 신설 원주교구에 교구장으로 착좌한 지학순 주교는 28년간 교구장직을 수행하면서 공의회의 가르침과 정신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실천에 옮기려고 노력했으며, 그 실천은 ‘빛이 되어라’라는 사목 표어로 정리됐다”며 “지학순 주교는 교회는 사회 속에서 현존하고 사회에서 일어나는 제반 문제들에 대하여 관심을 가져야 할 뿐만 아니라 그 문제들을 해결해야 할 책임을 부여받고 있음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지 주교는 청소년의 역할도 같은 맥락에서 바라봤다. 이 연구원은 “그는 청소년이 그리스도에 대한 참된 믿음을 바탕으로 참된 용기를 가지고 사회의 불의와 부정에 참된 반항을 하여 사회정의와 공동선에 이바지 하는 청소년이 되길 바랐다”고 말했다. 청소년들을 사회의 일꾼으로 바르게 성장시키기 위해 수반돼야 할 것이 바로 교육이었다. 지학순 주교는 1969년 학교법인 진광학원을 설립하고 그리스도를 닮은 전인적 인간으로 학생들을 성장시키기 위해 애썼다.

이 연구원은 “참을 찾자, 옳게 살자, 사랑하자라는 진광학원의 교훈에서 알 수 있듯, 지학순 주교는 진광학원을 통해 학교가 단지 지적인 가치만을 전달해주는 곳이 아니라 학생들의 삶에 충만한 의미를 부여하는 절대적 가치들을 깨닫는 장소가 되길 바랐다”고 전했다.

1973년 발표한 사목지침 ‘생활 속에서 그리스도를 찾자’를 통해 교회 선교사명에 있어서 청소년의 주체성을 강조했던 지학순 주교의 면모도 엿볼 수 있다. 이 연구원은 “강력한 협동조직 활동을 지향했던 지학순 주교는 특히 청년회가 중심이 돼 활동할 것을 강조했다”며 “형식적인 신앙생활이나 오락중심의 청년활동에서 벗어나 청년들이 세상 안에서 착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며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방법을 배우기를 바랐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이 연구원은 “지학순 주교는 청소년의 상황 속으로 먼저 다가가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그들의 성덕을 지향했다”며 “지학순 주교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먼저 교회의 문을 열고 세상으로 나아가 청소년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데서 청소년사목을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논문 발표가 끝난 뒤, 제2대 진광 고등학교 교장을 지낸 김정하(요한)씨가 체험 나눔 발표에 나서 “지학순 주교님은 자상하면서도 정의로웠으며 항상 앞서나갔던 분”이었다고 증언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