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웃 이야기

[우리 이웃 이야기] 고색동본당 50주년 묵주기도 운동에 11만5000단 봉헌한 김영분 어르신

이주연 기자
입력일 2020-08-04 수정일 2020-08-05 발행일 2020-08-09 제 3206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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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성모님의 도움 청하며 자나깨나 묵주 놓지 않았죠”
어려운 처지에 세례 받은 뒤 삶에 감사하며 기쁘게 생활
하느님만 의지하며 살 수 있길

묵주를 쥐고 있으면 늘 마음이 편한다는 김영분 어르신은 “모든 이들이 성가정을 이루고 올곧게 하느님만을 의지하며 살 수 있기를 성모 마리아께 청한다”고 말한다.

지난 7월 19일 오전 11시 제1대리구 고색동성당에서는 본당 설립 50주년 기념일 감사 미사가 봉헌된 후 기념행사가 마련됐다. 본당이 지난 2017년부터 전개한 다양한 50주년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이들과 이벤트 수상자들을 축하하는 자리였다.

이날 김영분(마리아·84) 어르신은 기도 운동 일환으로 2018년 7월 15일부터 시작된 묵주기도 봉헌에서 11만5000단을 바쳐 정성진 주임신부로부터 감사장을 받았다. “하느님께 감사하고 조심스러운 마음”이라고 소감을 밝힌 김 어르신은 “앞으로 더 정성 들여 본당 발전을 위해 기도를 모으고 싶다”고 말했다.

김 어르신의 묵주기도는 한 회 기준이 20단이다. 20단을 바칠 때마다 사탕으로 횟수를 표시하고 이를 달력에 써가며 기도를 봉헌했다. 11만5000단이라는 숫자는 그야말로 자나 깨나 묵주알을 손에서 놓지 않은 결과라 할 수 있다. 늘 바치던 기도였지만 본당의 의미 있는 역사를 기억하는 마음에 더 성의를 다했다.

“묵주를 쥐고 있으면 편안함을 느낀다”는 김 어르신은 “성모송을 바칠 때는 마치 엄마에게 청을 드리듯 성모 마리아를 부른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부터 집 근처 사찰이 친숙했고 그래서 불자 생활도 했던 김 어르신은 막내딸이 심장병을 앓았던 것을 계기로 지난 1988년 세례를 받았다. 어려운 처지에 막막하기만 했던 상황에서 “성당에 가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한 지인의 말에 입교를 결정했다.

그로 인한 교회와의 인연은 김 어르신에게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감사와 행복을 안겨주었다. 아픈 남편을 대신해 안 해 본 일이 없을 만큼 열심히 가계를 꾸려온 그는 “세례 받기 전에는 삶에 대해 비관적이었고 운명을 원망하기도 했지만, 하느님을 만나고 나서는 행복이란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매일 기도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는 김 어르신. 현재 60세 된 지적장애 아들과 사는 그는 지금도 집안에 여러 일이 있음에도 하느님만 생각하면 감사하다고 했다. “이런 감사와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자체가 너무 감사합니다. 하느님이 계셔서 모든 것을 다 잊을 수 있습니다.”

연령회 등 다양한 본당 내 단체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던 김 어르신은 이제는 청력도 떨어지고 건강이 좋지 않아 “기도만 한다”고 말했다. 그래도 아들 손을 잡고 매일 미사 참례를 거르지 않는다. 그는 “이번에 본당에서 부상으로 주신 성경책으로 통독에 도전 중”이라고 했다.

“오늘도 아들, 딸들이, 또 모든 이들이 성가정을 이루고 올곧게 하느님만을 의지하며 살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성모 마리아 어머님’이 도와주시기를 청합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