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부산 서면본당, 설립 60주년 맞아 자선 실천

우세민 기자
입력일 2020-07-14 수정일 2020-07-14 발행일 2020-07-19 제 3204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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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대신 나눔’ 이웃과 함께하는 기쁨
지난 5월부터 이웃돕기 기금 모아
총 150세대 1500만 원 전달 계획
청년과 지역민에게까지 대상 확대

서면본당 염금이 여성부회장(오른쪽)이 7월 11일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찾아 성금을 전달하고 있다.

올해 설립 60주년을 맞는 부산 서면본당(협력사목 주임 민병국·김재관 신부)이 ‘자선 나눔’으로 이웃들과 기쁨을 함께하고 있다.

본당의 지난 60년을 돌아보고 의미를 되새기는 다양한 행사를 준비했던 서면본당은 올해 초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가 유행하자 모든 일정을 취소했다. 대신 ‘국가적 재난상황에서 코로나19 극복에 동참하자’는 취지로 기념의 방식을 바꿨다. 서면본당은 공동체 미사가 재개된 5월부터 ‘설립 60주년 기념 어려운 이웃돕기 기금’을 모으기 시작했고, 6월부터 8월까지 3차례에 걸쳐 총 150세대에 1500만 원의 성금을 전달할 계획이다. 6월과 7월에는 형편이 어려운 본당 신자들을 대상으로 했다. 8월에는 청년들과 지역민으로 나눔 대상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번 자선 나눔은 본당 협력사목 주임 민병국 신부와 김영일(바오로) 평협회장을 비롯한 공동체가 함께 결정했다. 민 신부는 “서면은 부산의 중심지이지만, 사각지대에서 제대로 도움받지 못하는 분들이 많다”라며 “포스트 코로나 사목방안으로서, 이웃들에게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함께한다는 선교적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나눔 대상자 선발과 성금 전달은 여성·복지·구역분과가 도맡았다. 분과장들은 본당 관할구역의 독거노인 등 어려운 이웃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상황을 파악하고 성금을 전달했다.

염금이(로사) 여성부회장은 “아주 작은 성금을 드릴 뿐인데, 눈물을 펑펑 쏟으시는 분들이 계셨다”라며 “돈보다는 사람이 그리워서 흘린 눈물이었다”고 1차 나눔 상황을 떠올렸다. 주숙경(루치아) 구역분과장도 “어려운 상황일수록 더 어려운 분들과 함께 나눠야한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남정순(베로니카) 복지분과장은 “성금을 받은 한 90대 어르신은 성당에 와서 ‘나보다 어려운 이웃에게 써 달라’며 성금을 다시 기부했다”며 “슬프면서도 가슴 뿌듯했다”고 밝혔다.

서면본당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나눔을 계획하고 있다. 민병국 신부는 “나눔은 곧 선교”라며 “모든 신자들이 예수님의 마음으로 이웃을 찾아가는 복지 노력을 강화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서면본당은 오는 9월 20일 설립 60주년 감사미사를 봉헌한다.

우세민 기자 semin@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