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웃 이야기

[우리 이웃 이야기] 성 빈센트 드 뽈 자비의 수녀회로부터 ‘한울마루 봉사 감사패’ 받은 지성연씨

이주연 기자
입력일 2020-05-19 수정일 2020-05-19 발행일 2020-05-24 제 3196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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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 내려놓음 배우게 돼 감사”
저소득층 생필품 나눔터서 10년째 꾸준히 봉사자로 활동
어려운 이 돕는 데 마음 열려

지성연씨는 “예수님을 닮아 늘 겸손하게, 가난하고 어려운 이들에게 선뜻 다가가 먼저 손을 잡아 줄 수 있는 신앙인으로 성장하고 싶다”고 밝혔다.

지성연(모니카·67·제1대리구 호매실동본당)씨는 지난 5월 6일 수원 성 빈센트 드 뽈 자비의 수녀회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수녀회서 운영하는 한울마루 10주년을 맞아 수여된 것이었다. 한울마루는 저소득층과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을 위한 생필품 나눔터다. 지씨는 10년 전 한울마루가 문을 연 시점부터 봉사자로 활동하며 지금껏 이곳을 이용하는 이들에게 시간과 마음을 나눴다.

“봉사하며 배우고 받은 게 더 많은데, 감사패도 주셔서 송구할 따름입니다. 한울마루와 함께한 세월은 가진 것에 감사하고 신앙적으로 성숙할 기회였습니다.”

시작은 한울마루 운영 소임을 맡은 수녀가 본당 지인을 통해 봉사를 권유하면서다. 그때부터 매주 발걸음을 옮겼다. 반찬 식료품 방문 전달에서부터 나눔터 매장 봉사에까지 한울마루의 다양한 일을 도왔다.

그동안 가장 크게 배운 점이 있다면 ‘나눔’과 ‘내려놓음’이다. 가족 외에 다른 이들에 대한 나눔도 부족했었고, ‘나만 생각하는’ 이기심도 있었다는 그는 “이제는 어려운 이들에게 시선을 돌리고 돕는 일에 마음이 열린 것 같다”고 했다.

“연락하는 자녀도 없이 쪽방 같은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시는 독거 어르신 등을 만나며 제가 정말 지닌 게 많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 상황에서도 밝게 긍정적으로 지내시는 분들을 마주할 때 생각하는 바가 많습니다.”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이들 중에 유독 기억에 남는 이가 있다. 시외에 사는 청각장애인이었는데, 남편은 자리에 늘 누워있어야 했고 딸은 알코올 중독이었다. 그런데도 만났을 때 얼굴에는 웃음이 끊이지 않을 만큼 늘 밝았다. 그리고 꼭 마실 것과 본인이 만들어 납품하는 장난감 등을 손에 쥐어 주며 빈손으로 가지 못하게 했다. 지씨는 “그분을 보며, 누구를 대하든 웃음으로 대하자는 다짐을 하게 됐다”고 들려줬다.

“방문 활동에서는 사랑의 의미를 많이 느꼈습니다. 작은 요구르트 한 병일 망정 감사의 표시를 하고 싶어서 기다리는 분도 계십니다. 그 안에서 따듯함과 진정한 사랑을 마음에 담게 되죠.”

“나눔터 매장에 오시는 분들을 예수님이 오시는 것처럼, 상처받지 않도록 마음을 다해 맞이하라”는 수도자들의 당부도 이웃에 대한 자세를 새롭게 만들었다.

“건강함을 주셔서 그간의 봉사도 할 수 있었기에 하느님께 감사하다는 기도만 드릴 뿐”이라고 밝힌 그는 “앞으로 하느님이 허락하실 때까지 봉사자의 노력을 다하며 한울마루에서 만나는 모든 이들에게 정성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예수님을 닮아 늘 겸손하게, 가난하고 어려운 이들에게 선뜻 다가가 먼저 손을 잡아 줄 수 있는 신앙인으로 성장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