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우애의 발견」

민경화 기자
입력일 2020-03-31 수정일 2020-03-31 발행일 2020-04-05 제 3189호 11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안셀름 그륀 지음/김선태 옮김/256쪽/1만5000원/생활성서
형제자매 관계에서 배우는 ‘함께함의 문화’
성경 속 형제자매에서부터 다양한 실제 이야기들까지
구체적 상황들 제시하면서 올바른 관계 형성 이끌어
성경에는 많은 형제자매들이 등장한다. 카인과 아벨, 야곱과 에사우, 마르타와 마리아, 모세와 아론 등의 인물들은 서로를 시기해 파멸하기도 하고, 중요한 협조자가 되기도 한다.

이처럼 형제자매는 모든 사람과 관련된 주제이자, 오늘날 사회에서 겪는 갈등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철학과 신학을 분석 심리학에 접목한 강연과 상담으로 신자들과 만나고 있는 안셀름 그륀 신부는 “다른 사람들과의 모든 관계는 항상 ‘형제자매’라는 주제로부터 영향을 받는다”고 강조한다.

형제나 자매를 통해 이해와 공감을 배운 이들이 사회에 나가 이를 실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륀 신부는 “형제자매 사이의 갈등을 유심히 바라보면 오늘날 사회에서 자주 겪는 갈등들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그륀 신부는 관계를 중시하는 한국의 문화에서 ‘함께함의 길’을 찾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륀 신부는 “제가 한국 방문 중에 깨달았던 것은 한국 사람들은 관계를 개인주의에 매우 큰 영향을 받은 유럽 사람들에 비해 여전히 중요한 개념으로 삼고 있다는 점”이라며 “따라서 「우애의 발견」을 통해 한국 독자들에게 함께함의 문화를 상기시키고 싶고 이런 문화를 변화된 오늘의 상황에서 새롭게 살리는데 용기를 북돋고 싶다”고 전했다.

책은 형제나 자매가 있는 가정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양상들을 소개한다. 형제자매간의 경쟁과 갈등, 유산다툼을 비롯해 우애를 위한 부모의 역할이 무엇인지, 어떻게 화해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도 덧붙였다.

성경 속의 형제자매 이야기도 자신의 상황을 재발견할 수 있게 돕는다. 시기심 때문에 동생 아벨을 죽인 카인의 이야기, 다툼 끝에 화해한 야곱과 에사우 이야기 등을 통해 성공과 실패의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일곱 명의 형제자매를 둔 그륀 신부는 가족들의 이야기도 곳곳에 첨부했다. 아울러 사람들이 자신에게 털어놓은 이야기도 익명으로 실었다. 독자들이 자기 자신을 재발견할 수 있는 인물 유형을 구체화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이 책의 목적은 형제자매와 좋은 관계를 맺으려는 갈망을 깨우는 것”이라고 밝힌 그륀 신부는 “비록 자신에게 형제자매가 없는 경우라도 형제자매에 대해 깊이 성찰하면 우리는 주변 사람들을 형제자매로 대하는 데 큰 도움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한국 독자들이 자신을 다잡는 근원을 새롭게 발견하고 형제자매를 활력과 사랑, 신뢰와 희망을 원천으로 체험하기를 기원한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