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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묵상에 도움이 되는 책 추천

민경화 기자
입력일 2020-03-17 수정일 2020-03-17 발행일 2020-03-22 제 3187호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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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에 갈 수는 없지만… 책과 함께 보내는 은총의 사순 시기

코로나19로 인해 미사가 중단되며 어느 때보다 힘들게 사순 시기를 보내고 있는 지금, 신앙인이라면 각자의 자리에서 기도와 절제, 자선을 실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은 희망을 기도하는 것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사순묵상을 돕는 책과 함께 각자의 기도를 주님께 바치며 삶 안에서 말씀을 실천하면 어떨까.

먼저 두 권의 묵상집이 하느님을 더욱 깊이 묵상하며 부활을 준비하도록 돕는다.

미국의 신학자 스콧 한이 쓴 「약속을 지키시는 아버지」(천강우 옮김/204쪽/8000원/바오로딸)는 성경에 나오는 사랑의 구원 역사를 엮은 묵상집이다.

책은 재의 수요일부터 하느님의 자비주일까지, 구원사를 이루는 성경의 여러 이야기들을 간략히 살피며 매일의 묵상을 제공한다. “계약과 가족은 우리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성경에서도 이 주제를 심도있게 다루고 있다”고 밝힌 저자는 ‘계약과 가족’을 주제로 묵상글을 풀어냈다.

「지금이 바로 매우 은혜로운 때입니다」(김상인 지음/200쪽/8000원/위즈 앤 비즈)는 사순 시기가 왜 은총의 시기인지 알 수 있는 묵상집이다. 재의 수요일부터 주님 부활 대축일까지, 47일간의 묵상을 정리한 책은 사순 시기를 보내며 복음 말씀을 깊이 있게 들여다볼 수 있게 돕는다.

각 묵상의 끝에는 신앙인이 가져야 할 근본적인 물음을 던진다. ‘나는 기도 안에서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들으려 했나요?’, ‘나는 형제들에게 진정한 용서와 사랑을 실천하고 있나요?’, ‘나는 겸손한 마음으로 스스로를 낮추는 사람인가요?’ 등의 질문과 함께 자신을 성찰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구체적인 실천사항도 유용하다. ‘일을 시작하고 마칠 때 성호경을 긋고 하느님께 감사드리기’, ‘나를 절망케 한 것들을 희망으로 바꿔보는 연습’ 등 각자의 삶 안에서 말씀을 실천할 수 있게 구성했다.

‘하느님의 큰 계획’을 시작으로 ‘창조 이야기’, ‘노아와 아브라함의 순종’, ‘탈출’, ‘광야에 선 이스라엘’, ‘왕국에서 유배로’, ‘다 이루어졌다’, ‘여기 신부가 옵니다’ 등 창세기에서 묵시록까지의 내용을 아우른다. 아울러 성경에 근거해 그 뜻을 깨닫고 묵상할 수 있도록 성경 인용, 묵상 인도글, 실천적인 질문, 짧은 기도로 각각의 묵상을 구성했다.

예수 그리스도의 발걸음을 따라 기도하고 묵상할 수 있는 「십자가의 길 인간 회복의 길」(김춘경 지음/211쪽/1만원/가톨릭출판사)도 사순시기에 챙겨볼 만하다. “인간 회복은 십자가의 길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밝힌 김춘경 수녀는 십자가의 길을 침묵, 고통, 자유, 정의, 사랑, 인간회복의 길로 나눠 설명한다. 침묵의 길에서 시작해 인간회복의 길에 이르기까지 6개의 길을 걸으며 각자의 어려움을 털어놓고 이를 딛고 일어날 수 있도록 이끈다.

아울러 각 처 마지막 부분에는 공의회 문헌, 교황 회칙과 서한, 유명인들의 명언을 덧붙여 기도의 깊이를 더한다. 저자는 “십자가의 길에서 반짝이고 있는 사랑, 자유, 정의를 발견했을 때의 놀람과 희열을 함께 나누고 싶다”고 밝힌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