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교황, 아마존 주교시노드 후속 「사랑하는 아마존」 발표

최용택 기자
입력일 2020-02-18 수정일 2020-02-19 발행일 2020-02-23 제 3183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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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뿐 아니라 전 세계 ‘생명’을 위한 권고
총 111개 항으로 구성
가난한 이웃들과 토착민 인권
생태와 지역문화 보존 등 다뤄
신자뿐 아니라 많은 이들이 함께 논의해주길 당부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해 10월 7일 주교대의원회의 범 아마존 특별회의를 시작하며 시노드 참가자들과 함께 행진을 하고 있다. 교황은 2월 12일 아마존 주교시노드에서 열띤 논의 끝에 대의원들이 최종 문서에 담은 제안에 대한 교황의 응답인 「사랑하는 아마존」을 발표했다. CNS 자료사진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계주교대의원회의 범 아마존 특별회의(이하 아마존 주교시노드) 후속 권고 「사랑하는 아마존」(Querida Amazonia)을 발표했다. 이번 교황권고는 지난해 10월 교황청에서 ‘아마존 : 교회와 통합 생태론을 위한 새로운 길’을 주제로 열린 아마존 주교시노드에서 대의원들이 제안한 최종 문서에 대한 응답이다.

「사랑하는 아마존」은 서문과 네 개의 장, 결론으로 나뉘어 총 111개 항으로 구성됐다. 각 장은 사회적 꿈, 문화적 꿈, 생태적 꿈, 교회적 꿈이라는 제목으로 각각 ▲가난한 이웃과 토착민의 권리가 존중받는 아마존 ▲지역문화가 보존되는 아마존 ▲자연환경이 보호되는 아마존 ▲아마존의 특성을 지닌 교회 등 아마존 지역 성덕을 위한 자신의 꿈을 담았다.

교황은 ‘사회적 꿈’에서 불의와 범죄의 대상이 되고 있는 토착민을 비롯한 아마존 지역주민들을 도울 것을 당부했다. ‘문화적 꿈’에서는 아마존만의 특수한 문화를 인정하고 이들과 대화할 것을 요청했다. 또 ‘생태적 꿈’에서 교황은 환경을 보호하는 아마존 주민들의 지혜를 배우고, 소비주의와 쓰고 버리는 문화를 극복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권고 절반에 걸쳐 기술한 ‘교회적 꿈’에서 교황은 토착화를 강조하며 “아마존의 얼굴을 지닌 교회를 발전시킬 것”을 요청했다.

한편 교황은 아마존 주교시노드 당시 큰 논란을 일으켰던 성덕이 입증된 기혼 남성(비리 프로바티)의 서품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교황은 사제 부족으로 신자들이 영성체를 못하고 있는 아마존 지역교회의 상황을 지적하며, 지역교회에 성소 발굴에 힘쓸 것과 아마존 밀림지역에 더 많은 선교사를 파견할 것으로 당부했다. 또 밀림지역 교회의 사목활동을 위해 평신도, 특히 여성 신자들에게 더 큰 역할과 책임을 줄 것을 요청했다

교황은 「사랑하는 아마존」을 발표하며 전 세계 주교단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이 권고가 아마존 지역뿐만 아니라 각 교구와 전 세계에 걸쳐 새로운 생명을 증진하는 데에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특히 교황은 이번 권고를 가톨릭 신자들뿐만 아니라 ‘선의를 가진 모든 사람들’이 읽고, 교회가 아마존에 바라보고 있는 여러 문제들을 모든 이들이 함께 논의하길 요청했다.

주교회의 홍보국장 안봉환 신부는 “「사랑하는 아마존」은 아마존 지역이라는 한 단면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전체로 지평을 넓혀 교황께서 말한 4가지 꿈을 향해 함께 나아가자는 당부”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랑하는 아마존」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또 다른 권고 「복음의 기쁨」과 회칙 「찬미받으소서」의 내용이 함축돼 있다”면서 “두 문헌을 다시 읽고 우리의 꿈을 현실화하기 위해 다 같이 노력하자는 교황의 바람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