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김희중 대주교 기자간담회

박영호 기자
입력일 2019-12-30 수정일 2019-12-31 발행일 2020-01-05 제 3177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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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와 일치 추구했던 5·18 참 의미 널리 알릴 것”
올해 5·18 40주년 맞아 영성화 위한 노력들 다짐
남북 문제 등 대사회 문제
사랑으로 풀어갈 것 강조

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가 지난해 12월 23일 오전 11시 광주 쌍촌동 광주대교구청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주교회의 의장이자 광주대교구장인 김희중 대주교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정신이 광주와 전남지역에 머물지 않고 한국사회 전체, 나아가 세계의 민주화와 인권수호의 정신으로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 대주교는 지난해 12월 23일 오전 11시 광주 쌍촌동 광주대교구청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 대주교는 40주년을 맞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영성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주교는 특히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정신은 민주·민권·인권·평화통일을 아우르며 이는 모두가 함께 잘 사는 대동사회를 향한 노력”이라면서 “이는 광주와 전남을 넘어 인류 보편 가치를 향해 나아가는 발걸음”이라고 말했다. 김 대주교는 이어 옛 광주교도소 신원 미상 유골 발견과 관련해 “더 조사가 이뤄져야 하겠지만 많은 의혹들이 사실로 드러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당시 항쟁에 가해자로 참여했던 분들의 양심선언을 통해 진실이 드러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 대주교는 그러나 “진실이 밝혀지더라도 이는 가해자들에 대한 처벌, 증오, 원망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불행한 역사가 반복되지 않고 역사적 진실을 밝히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검찰 개혁과 관련해 “법이 법으로서 권위를 갖기 위해서는 공정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선택적 정의’와 ‘선택적 법 집행’은 자칫 ‘법의 폭력’으로 오해될 수 있고 이는 국민들이 납득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대립하는 양상을 보이는 오늘날 우리 사회의 모습에 대해 김 대주교는 보수와 진보의 참된 철학을 강조하면서 “우리 사회는 보수와 진보가 양 날개 또는 수레의 양 축처럼 함께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북 교류와 관련해 김 대주교는 “한국 주교회의는 국제 카리타스를 통해 지속적으로 북측과 교류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밀가루 보내기와 우수 농산물 종자를 키우게 하는 종묘사업을 계속해 왔다”고 설명했다. 김 대주교는 또 서울과 평양, 뉴욕에서 동시에 남북 종교인 기도 모임을 개최하기 위해서 다각도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평화 정착을 위한 남북 공동의 노력은 어떤 상황과 조건에서도 중단될 수 없기 때문에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며 “남북 간 대화를 가로막고 분단을 고착화시키는 어떤 정치적·군사적 시도도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남북 간의 형제애를 증진하는 것이 한반도 평화를 자주적으로 이룩하기 위한 지름길이고, 세계 평화를 위한 초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