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청주 내덕동주교좌본당 ‘아나빔’ 나눔 운동 펼쳐

우세민 기자
입력일 2019-11-19 수정일 2019-11-19 발행일 2019-11-24 제 3171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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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몰래 자선 실천하는 공동체
성당 곳곳에 자선함 놓고 한 달마다 모금액 거둬
어려운 이웃돕기에 사용
주는 이 받는 이 비밀 유지

청주 내덕동주교좌본당의 아나빔 자선 헌금함. 본당은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익명으로 자선 헌금을 모으고, 한 달에 한 번씩 헌금함에 있는 모금액을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전달하고 있다.

청주 내덕동주교좌본당(주임 최광조 신부)이 지역의 어려운 이들을 돕기 위해 ‘아나빔’ 자선 나눔 운동을 펼치고 있어 화제다.

내덕동주교좌본당은 소외된 이들에게 시선을 맞추는 ‘교회다운 교회’가 돼야 한다는 취지에서 자선 나눔 운동을 지난 10월부터 시작했다. 주임 최광조 신부는 “개인주의를 넘어 이기주의가 만연한 요즈음, 교회 공동체가 ‘끼리끼리 문화’가 되어선 안 된다”며 “예수님의 뜻을 실천하는 ‘가난한 이들을 위한 가난한 교회’ 공동체가 되기 위해 아나빔 자선 나눔 운동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름 ‘아나빔’은 히브리어로, 오직 하느님에게서 위안을 얻고 희망을 찾는 가난한 사람들을 뜻한다.

아나빔 자선 나눔 운동은 본당 신자들이 익명으로 자유롭게 헌금함에 돈을 넣으면, 한 달 뒤 모금액을 지역의 도움이 절실한 이웃들에게 그대로 전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본당은 성당 내 고해소와 주보함, 본당사무실 등 네 곳에 자선 헌금함을 마련해뒀다. 처음 모금이 이뤄진 지난 10월 한 달 동안 모인 금액은 280여 만 원. 본당은 매달 모금액을 단 한 푼도 남기지 않고, 도움 받는 이웃의 신상을 절대 공개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라 이 운동을 계속 펼쳐나가고 있다.

1957년 설립된 내덕동주교좌본당은 설립 당시부터 6·25전쟁으로 가난에 허덕이던 이웃에게 나눔을 실천해왔다. 미국 가톨릭구제회를 통해 밀가루 배급에 나섰던 것. 그 이후에도 방글라데시 등 가난한 나라 돕기에 앞장서며 복음 정신으로 이웃의 아픔에 함께해왔다.

본당 신자들은 평소에도 지역의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해왔으나, 이번 운동을 계기로 좀 더 활발하게 자발적으로 이웃을 찾아나서는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우세민 기자 semin@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