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특별 전교의 달’ 의미와 한국교회 노력

최용택 기자
입력일 2019-09-30 수정일 2019-10-01 발행일 2019-10-06 제 3164호 11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선교는 선택 아닌 교회 존재의 본질”
 이웃에게 하느님 자비와 사랑 전해야
베네딕토 15세 교황 교서「가장 위대한 임무」 반포 100주년
교회의 선교 사명 되새기고 선교 열정 북돋기 위한 결정
프란치스코 교황 전교 주일 담화, 항구한 선교적 회심 강조하며 전 세계 신자들에게 관심 당부
기도회 등 선교 주제 행사 마련
한국교회도 각 교구 중심으로 개막미사·기도 운동과 더불어 다양한 실천 프로그램 열 계획
교회는 1926년부터 매년 10월 마지막 주일의 전(前) 주일을 ‘전교 주일’로 지정해 전교 지역의 교회를 위한 특별 헌금을 모금해 왔다. 이에 발맞춰 한국교회도 1970년부터 10월을 ‘전교의 달’로 지내 왔다.

특별히 올해 10월에는 전 세계 교회가 교황청 인류복음화성이 제안하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승인한 ‘특별 전교의 달’을 보낸다. 주제는 ‘세례 받고 파견된 이들: 세상 안에서 선교하는 그리스도 교회’다. 이번 호에서는 특별 전교의 달의 의미와 특별히 선교 활성화를 위한 한국교회의 노력을 알아본다.

■ ‘특별 전교의 달’이 담고 있는 의미

2019년 11월 30일은 베네딕토 15세 교황의 교서 「가장 위대한 임무」(Maximum Illud) 반포 100주년이다. 베네딕토 15세 교황은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선교 활동을 복음적으로 쇄신하고 만민 선교에 대한 열정을 북돋기 위해 교서를 발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장 위대한 임무」 반포 100주년을 기념하기 올해 10월 한 달을 ‘특별 전교의 달’로 정했다. ‘만민에게’, 특히 복음을 접하지 못하고 있는 주변의 이웃들에게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을 전하는 선교활동에 힘써 줄 것을 당부한 것이다.

특히 교황은 선교 활동의 수호자인 리지외의 아기 예수의 데레사 성녀 축일인 10월 1일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기도회를 주례하면서 특별 전교의 달을 시작했다. 아기 예수의 데레사 성녀는 선교사를 꿈꿨지만, 수도원 밖으로 나가지는 못했다. 하지만 교황은 지난 2013년 성녀의 축일에 “교회는 지혜롭게도 겸손하고도 하느님께 대한 신앙이 투철하며 성품이 온화했던 리지외의 데레사 성녀를 선교 활동의 수호성인으로 삼았다”면서 “복음의 힘은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과 자애로 인도된 겸손에서 나오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이 말하는 겸손과 타인에 대한 존중, 하느님 사랑과 자비의 나눔은 수동적인 활동으로는 발휘될 수 없다. 교황은 특별 전교의 달 기간 동안 선교에 집중해, 리지외의 데레사 성녀를 본보기로 삼아 전 세계에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을 전할 수 있도록, 교회의 복음화 활동에 신선한 충격을 주기를 바라고 있다.

교황은 올해 전교 주일 담화에서 “누리 끝에 이르기까지 밖으로 나가는 교회는 지속적이고 항구한 선교적 회심이 필요하다”면서 전 세계 신자들에게 선교 활동은 교회의 과거가 아니라 현재에도 선교의 길을 나서야 하며, 적어도 선교 활동을 하는 선교사들을 간접적으로나마 지원할 것을 당부했다.

■ 선교를 주제로 다양한 활동

특별 전교의 달을 맞아 보편교회는 오는 10월 한 달 동안 선교를 주제로 다양한 활동을 펼친다. 교황청에서 특별 전교의 달 행사를 주관하는 교황청 전교연맹 로마본부는 9월 17일 교황청 전교기구 한국지부를 비롯한 전 세계의 지부들에 공문을 보내 로마에서 열릴 행사 계획을 공지했다.

로마 시각으로 10월 1일 오후 6시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주례한 특별 전교의 달 개막 기도회를 필두로, 묵주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인 7일에는 교황청 인류복음화성 장관 페르난도 필로니 추기경이 주례하는 묵주기도회가 오후 3시 성모 대성당에서 열린다. 또 20일에는 교황이 주례하는 전교 주일 미사가 오전 10시30분 성 베드로 광장에서 거행된다.

교황청 전교기구는 특별 전교의 달 홈페이지(www.october2019.va)를 통해 전 세계에서 진행되고 있는 다양한 선교 프로그램과 사례를 알리고 있다. 특히 교황청 전교기구는 선교의 모범이 되는 증인 13명을 선정하면서 그 중에 고(故) 김수환 추기경을 소개했다. 교황청 전교기구는 김 추기경의 삶과 사목 활동, 철학 등을 자세히 소개하며, 김 추기경이 1968년 서울대교구장으로 임명됐을 때 48개 본당, 14만 명이던 신자 수는 30년 뒤 그가 대교구장에서 은퇴했을 때에는 197개 본당의 121만 명으로 10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 전 세계 선교 사례를 알리는 코너에 경기도 성남에 안나의 집을 세워 노숙인 150만 명에게 밥을 제공하고 자립을 도운 이탈리아 출신 김하종 신부를 소개하기도 했다.

한국에서도 다양한 행사 열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올해 10월 한 달을 ‘특별 전교의 달’로 정하고 선교활동에 힘써 줄 것을 당부했다. 사진은 안동교구 문경 신기동성당 벽화 ‘복음 선포를 위해 제자들을 파견하시는 예수님’,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부통(Andre Bouton, 1914-1980) 신부 작. 가톨릭신문 자료사진

한국교회에서도 특별 전교의 달을 맞아 신자들에게 선교 열정을 불러일으킬 다양한 행사와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 3월에 열린 춘계 정기총회에서 주교회의는 신자들에게 특별 전교의 달에 ‘복음화를 위한 기도’를 바치도록 권고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는 “선교는 선택이 아니라 교회 존재의 본질”이라면서 “특별 전교의 달을 맞아 다시 한 번 선교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대교구는 사목국을 중심으로 ‘특별 전교의 달 실천 계획표’를 제작해 ▲예비신자 권면 ▲냉담교우 회두 ▲정의·평화·창조질서 보전 운동 등을 실시한다. 10월 1일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염수정 추기경 주례로 봉헌된 개막미사에서는 참례자들에게 특별 전교의 달을 맞아 특별히 제작한 십자가 목걸이를 나눠줬다.

대구대교구는 9월 29일 대구 주교좌계산성당에서 총대리 장신호 주교 주례로 ‘특별 전교의 달’ 개막미사를 봉헌했다. 아울러 교구는 전 교구민들이 10월 한 달간 미사 전후 ‘특별 전교의 달’ 기도문을 봉헌, 선교 의식을 더욱 굳건히 해줄 것을 권고했다. 교구는 올해를 ‘용서와 화해의 해’로 보내며 특별히 ‘냉담교우 회두운동’에 힘쓰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교구는 오는 11월 9일 대구 남산동 성 김대건 기념관에서 선교대회를 열고 선교수기 발표 및 예비신자교리봉사자 시상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특별 전교의 달’ 폐막미사도 함께 봉헌한다.

광주대교구도 10월 1일 임동주교좌본당에서 개막미사를 거행했으며, 10월 31일 오전 10시 같은 장소에서 폐막미사를 봉헌한다. 특히 광주대교구는 1일 개막미사에서 프랑스 리지외 가르멜 수녀원에서 기증받은 아기 예수의 데레사 성녀 유해를 임동주교좌성당에 현시했다.

전주교구에서는 각 본당별로 10월 중 매 미사 전에 ‘특별 전교의 달 기도문’을 바친다. 10월 첫 목요일 성시간에 베네딕토 15세 교황 교서 「가장 위대한 임무」를 묵상하며 전례를 거행하고, 각 본당별로 상황에 맞는 가장 효과적인 복음화 전교활동을 계획하여 실천한다. 9일에는 익산실내체육관에서 특별 전교의 달 선교전진대회를 개최한다.

춘천교구는 ‘전 교구민 동시 선교’에 나선다. 10월 1일부터 교구 설정 80주년 폐막일인 11월 24일까지 ▲복음화 지향으로 묵주 기도와 선교 기도문 봉헌 ▲특별 전교의 달 동안 단식과 금육을 통한 모금 ▲예비신자 모집·냉담교우 돌봄 ▲가두 선교 ▲특별 전교의 달 중 선교를 지향으로 둔 성지순례 ▲냉담교우 등에 대한 기본 정보를 정리해 옆 본당과 교환하고 돌봄·방문 활동 ▲본당 공동체 이름으로 지역 봉사 활동 등을 진행한다.

인천교구는 각 본당에 10월 1일 혹은 10월 첫 주에 특별 전교의 달 개막 미사를 봉헌하고, 복음화사목국 선교사목부에서 배포하는 선교자료를 적극 활용할 것을 당부했다. 의정부교구도 미사 전 특별 전교의 달 기도문 바치기로 했으며, 군종교구는 특별 전교의 달 기도 외에도 선교를 지향으로 매 미사 전후 묵주기도를 바친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