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림프종 재발·백혈병으로 고통받는 김희진씨

이승훈 기자
입력일 2018-12-04 수정일 2018-12-04 발행일 2018-12-09 제 3123호 8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엄마, 얼른 퇴원해서 함께 성당 가야죠”
골수이식수술비만 5000만 원가량
항암 스트레스로 섬망 증세 심해져
간병하느라 임시직도 그만둔 아들
치료비 점점 느는데 수입 없어 막막
그저 도와달라는 기도만 되뇌일 뿐

병실에 앉아있는 김희진씨. 림프종 재발에 백혈병까지 겹쳐 병세가 악화되고 있다.

“예수님, 엄마가 일어날 수 있게 도와주세요.”

무균실에서 잠든 어머니 김희진(클라라·49)씨 곁에서 아들 이기호(23)씨가 읊조렸다. 이제 다 괜찮으리라 생각했는데…. 나날이 섬망 증세가 심해지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이씨는 불안한 마음을 감추기 어려웠다.

어머니 김씨의 병명은 림프종. 림프 조직에 생기는 원발성 악성종양이다. 이씨가 군복무 중이던, 지난해 8월 발병해 림프종 3기 판정을 받았지만, 항암치료와 자가 골수 이식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하지만 정기검사 중 재발에 전이까지 발견됐다. 게다가 암세포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백혈병도 동반했다.

김씨는 “걱정하지 말자”고 “이번에도 저번처럼 잘 버텨낼 것”이라고 말했다. 행여나 아들이 걱정할까봐 “전에 입원했던 병실보다도 편하고 좋다”며 시작한 입원이었다. 그렇게 잘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 여겼는데, 지난 11월 초부터 상황이 급격하게 악화됐다. 항암치료 중 생긴 염증이 치유되지 않았던 것이다.

게다가 중환자실을 다녀온 이후 생긴 섬망 증세가 악화되고 있었다. 섬망은 항암치료 중 받는 스트레스로 생기곤 하는 기억 착란의 일종이다. 일반적으로 2~3주 내에 점차 나아지면서 증세가 사라지지만, 김씨는 1달이 지나도록 회복되기는커녕 증세가 더 깊어지고 있다.

점점 항생제의 강도를 높여갔지만, 차도가 보이지 않았다. 골수기증자는 찾았지만, 염증이 낫지 않으면 항암치료는 물론이고 골수이식도 불가능하다. 이대로 염증이 낫지 않으면 마음의 준비를 해야할 지도 모른다는 의사의 말에 이씨는 입술을 질끈 물었다.

거기에 경제적인 어려움도 김씨와 이씨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골수이식수술비만 5000만 원 가량. 거기에 항암치료와 늘어나고 있는 입원기간의 치료비를 생각하면 상당한 비용이 필요했다.

남편 없이 혼자 여러 비정규직을 전전하며 아들을 키워온 김씨다. 임대주택에서 근근이 살아온 김씨가 목돈이 들어가는 병원비를 마련하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그래도 지난해에는 보험금이라도 받아 약간의 대출과 함께 병원비를 감당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그마저도 어려운 상황이다. 김씨의 병세가 악화되면서 아들 이씨도 해오던 임시직을 그만두고 24시간 간병에 매달리고 있다.

입원 초기, 이씨는 퇴원하면 함께 성당을 가자고 김씨에게 말했다. 그러자 김씨는 “자기가 하고 싶었던 말을 먼저 해줬다”면서 “하느님이 도와주시나 보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리며 기뻐했다. 그동안 왜 성당에 가기 싫다고 했을까. 이씨는 “지금은 기도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는데, 기도하는 법을 배우지 않아 잘 모른다”면서 고개를 떨궜다. 그저 보고 배운 대로 눈을 감고 성호를 그으면서 “예수님 도와주세요”라고 반복할 따름이었다. 이씨는 오늘도 “엄마, 퇴원하면 같이 성당 가요”라며 희망의 끈을 붙잡고 어머니의 곁을 지키고 있다.

※성금계좌※

우리은행 1005-302-975334

국민은행 612901-04-233394

농협 301-0192-4295-51

예금주 (재)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

모금기간: 12월 5일(수)~12월 25일(화)

기부금 영수증 문의 080-900-8090 가톨릭신문사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