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환경

[하늘 땅 물 그리고 벗] (1) 탈핵천주교연대

박영호 기자
입력일 2016-12-27 수정일 2016-12-28 발행일 2017-01-01 제 3026호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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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탈핵 운동 구심점
“핵발전, 신앙과 윤리 문제”
 정책 입안·제안 활동 노력

한국교회가 탈핵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때는 2011년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발생 이후부터다. 당시 한국에서 환경과 관련한 주요한 이슈로는 4대강 개발 문제가 있었지만, 자연적인 복구가 가능한 하천 생태계 파괴 문제와 핵발전소 사고는 차원이 다른 문제라는 진지한 인식이 확산됐다. 이어 2013년 환경 관련 운동가 80여 명이 생태 환경 관련 원탁회의를 열고, 탈핵만을 다루는 연대 기구 구성에 관해 논의했다. 2015년 9월 14일 안동교구 영덕성당에서 봉헌된 ‘영덕 핵발전소 백지화를 촉구하는 생명평화 미사’ 후, ‘탈핵천주교연대’는 전국적인 천주교 탈핵 연대체로서의 출범을 선언했다. 공동대표는 문규현(전주교구 원로사목자), 조현철(예수회), 박홍표(원주교구) 신부가 맡았다.

당시 영덕에서는 지역 시민단체와 종교계를 중심으로 신규 핵발전소 건립 반대운동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었다.

‘탈핵천주교연대’는 출범 선언문을 통해 “정부는…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고 위험에 몰아넣는 핵발전소 확대 정책을 더욱 노골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면서 “세계 어느 나라도 이처럼 심하게 핵발전에 매달리는 나라는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속 가능한 삶과 우리의 미래 세대를 위해 위험한 핵발전소를 없애고 햇빛과 바람 등의 자연적이고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통해 생명을 풍성하게 하는 일은, 하느님 창조 질서를 회복하고 생명과 평화를 지향하는 그리스도인들의 절체절명의 과제”라고 밝혔다.

‘탈핵천주교연대’ 공동대표 조현철 신부는 신앙인들이 탈핵운동을 해야 하는 이유에 관해, “핵기술은 교회의 가르침과 양립할 수 없다”면서 “탈핵운동은 오늘 우리 시대의 창조 질서 회복을 위해 가장 절박하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탈핵천주교연대’ 집행위원장 양기석 신부는 핵 문제는 단순한 과학의 문제가 아니라 “신앙과 윤리의 문제”라고 말했다.

향후 한국교회의 탈핵 운동은 ‘탈핵천주교연대’를 중심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탈핵천주교연대’는 그동안 탈핵의 정당성을 연구, 홍보하고 탈핵 진영의 의지를 결집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데 주력해왔다. 앞으로는 기존의 활동들을 강화하면서, 탈핵 정책 입안과 제안 활동 등에 더욱 힘을 실어나갈 계획이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