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교회 문화재 순방] 1. 사적252호 약현(현 중림동)성당

입력일 2011-05-09 수정일 2011-05-09 발행일 1981-11-22 제 1281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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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건물론 최초로 76년사적으로 지정
90년 역사 자랑하는 국내의 첫고딕건물
국내 첫사제서품 장소-부원공사로 새 모습 단장
대구의 계산동성당과 전주의 전동성당, 그리고 인천 답동성당이 지난 9월 25일 문화공보부로부터 사적(史蹟)으로 지정됐다. 이로써 한국 가톨릭 교회내에 사적으로 지정된 건물은 현재 성심수녀회와 성심여고「성심성당」으로 사용하고 있는 舊용산 신학교건물과 서울의 중림동ㆍ명동성당 등 6개로 불어났다. 이를 계기로 사적으로 지정된 교회건물을 순방ㆍ그 내력과 특징, 가치 등을 차례로 알아보기로 한다.

사적(史蹟) 제252호인 서울 약현(藥峴)성당(現중림동)은 舊용산 신학교 건물과 함께 교회 건축물로서는 최초로 지난 76년 사적으로 지정된 건물이다.

약현 언덕에 위치한 약현 성당은 본격적인 교회 건물로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이며 첫 고딕식양식 건물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약현이란 언덕 이름의 유래에 대해서는 이곳에 약주(藥酒)또는 약과(藥果)가 유명한데서 유래된 것이라는 말도 있고、서약봉(徐藥峰)이란 사람이 약초를 재배한데서 비롯되었다는 전설도 있다.

1981년(고종28년) 9월 기공된 약현 성당은 이듬해인 1982년 5월 본당으로 설정되었고 9월에 건물이 완공되었다.

프랑스인꼬스트(GㆍCoste)신부가 설계한 이 성당은 연건평 1객 20평에 길이 32m、너비가 12m의 장방형으로 건물구조는 삼랑식(三廊式)의 고딕식 양식이다.

성당의 건축공사는 만 1년만에 완공 되었다. 당시 교구장 민 주교는 성당완공식 전인 1982년 9월「빠리」외방전교회 본부에 보낸 편지에서 『이제 서울 문밖 중심에 성당이 우뚝 솟았다. 그것은 아담하며 또한 성당다운 본격적인 성당으로서는 한국에서 최초이고 유일한 성당이다. 현재 내부공사가 완공 중에 있다. 올 가을부터 여기서 미사를 드릴 수 있을 것이다』라고 성전 건립의 기쁨을 보고했다.

성당이 완공되었으나 축성식은 1년후에 거행되었는데 불란서에 주문한 성당종의 도착이 늦은데다 전국의 신부들이 모이는 기회를 이용、성대한 행사로 치루기 위해 1893년 9월25일 신부피정이 끝나고 모든 선교사가 참석한 가운데 교구장 민주교 집전으로 축성식을 가졌다.

성요셉에게 봉헌된 약현성당 축성대례미사에 참석한 모든이의 마음과 목소리는 기쁨에 넘쳤는데 특히 여러해동안 이같이 화려한 예식에 참여할 수 없었던 선교사들은 『흘러내리는 감격의 눈물을 억제하기 어려웠다』고 전해지고 있다.

성당건립과 함께 발전을 거듭한 약현본당은 신자수가 1934년 3천7백80명으로까지 늘어나 1933년「약현성당 증축기성회」가 조직돼 1934년 우선 사제관 이전에 착수했다.

이후도 여러 차례 성당증축 문제가 거론되었으나 일제하와 6ㆍ25동란、본당분가 등으로 신자수가 줄어들면서 증축없이 오늘에 이르렀다.

1921년 좌석수를 넓히기 위해 성당안 남녀간의 간막이를 철거하고 육중하고 넓은 벽돌기둥은 가볍고 얇은 돌기둥으로 대치、성당내부를 일부 개조했고 63년 4월 성당내에 장궤틀을 설치했다.

1965년 제8대 본당주임 신인균 신부가 회갑 축하비로 성당내외를 대폭 수리했으나 건물이 원체 노후하여 1969년에는 성당신축계획이 수립되기도 했다.

철거신숙과 복원을 놓고 고심해 오던 중 제 12대 본당주임 김창석 신부(現역촌동 주임)재임시인 74년 8월 13일 복원공사에 착수、20개월만인 76년 4월 14일 복원 완공식을 갖고 새로운 모습으로 단장됐다.

3천만원이 소요된 복원공사는 부식된 외벽을 전부 뜯어내고 원형대로 벽을 다시 쌓으면서 기초와 문틀도 새로 보강하거나 갈아 끼웠고 지붕은 동판(銅板)으로 바꾸었다.

『고종황제가 당시 가마를 타고 공사현장을 둘러 보았다』고 전해지는 약현성당은 한때 현대화의 물결에 철거론의 위협마저 견디어 내고 한국교회의 기념비로 우뚝 솟아있다. 또한 이 성당 자리는 신묘(辛卯) 기해(己亥) 병인(丙寅) 순교때 44위의 순교자가 피를 흘린 땅이다.

또한 약현성당은 성당축성식 이후 3년만인 1896년 3월 김대건ㆍ최양업 신부에 이어 한국인으로는 세번째로、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사제서품을 받은 강성삼ㆍ강도영ㆍ정규하 등 3명의 신부가 서품받은 성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