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인공지능은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인류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주요 화두가 되고 있다. 전 세계 각국은 인공지능을 인간 문명과 기술의 집약체로 보고, 경제 성장과 산업 경쟁력 확보의 핵심으로 규정하며 관련 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정부가 앞장서 인공지능 개발을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인적·물적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가톨릭교회 역시 인공지능이 인류 사회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에 깊은 관심을 기울인다. 교회는 인간의 모든 문명과 기술을 ‘하느님의 선물’로 여기며, 최근의 혁신적인 인간 지성의 산물인 인공지능에 경탄한다. 아울러 인공지능이 선하게 활용될 때, 하느님의 창조 세계에 봉사하고 그로써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낸다고 본다.
그러나 교회는 이 새로운 기술이 가져올 기회뿐 아니라, 그에 따른 도전에도 주의를 기울인다. 인공지능은 바르게 사용될 경우 ‘선을 증진할 수 있는 많은 가능성’을 지니고 있지만, 악용되거나 오용될 경우 ‘인간 발전과 공동선을 저해하거나 좌절’시킬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우리는 이미 허위 정보, 딥페이크, 사생활 침해, 자유 억압, 전쟁 등 다양한 방식으로 오용되는 인공지능의 부정적 사례를 목격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인공지능의 윤리적 사용을 위한 올바른 인식과 교육, 그리고 문화의 정립이 절실하다. 아울러 인공지능이 인간의 존엄을 해치지 않고 공동선에 기여하도록 하기 위해, 관련 법적·제도적 장치를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 인공지능은 단지 집단과 국가의 경제적 이익이나 산업 발전을 위한 도구에 그쳐서는 안 되며, 인류 공동의 선익을 위해 선용 돼야 할 ‘선물’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