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극한 호우’로 광주·마산·춘천교구 성당과 신자 가정 피해

이승환
입력일 2025-07-21 18:33:36 수정일 2025-07-21 18:33:36 발행일 2025-07-21 제 3452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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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서는 신자 1명 사망…각 교구 관할 본당·기관에 공문 보내 피해 현황 집계 등 긴급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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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교구 가평 현리본당 장옥순 전례분과장이 운영하는 송어 양식장이 7월 20일 새벽부터 가평군 조종면 일대에 쏟아진 폭우로 인근 하천이 범람해 흙탕물로 변해 있다. 이번 폭우로 송어 양식장에 있던 송어 5만 마리 대부분이 유실됐다. 장옥순 전례분과장 제공

7월 16일부터 닷새간 이어진 기록적인 ‘극한 호우’로 전국 곳곳에서 큰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충청, 전남, 광주, 경남 등 호우가 집중된 지역의 성당과 교회 기관·시설도 침수 피해를 입었고, 광주대교구에서는 신자 1명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도 발생했다. 신자 가옥 침수와 농지, 축사 피해 등도 속속 보고되고 있다. 각 교구는 관할 본당과 기관의 피해 현황을 집계해 복구 비용 지원 등 긴급 대응에 나서고 있다.

20일 새벽 사이 내린 폭우로 가장 큰 피해가 발생한 지역 중 하나인 경기 가평군 조종면 소재 춘천교구 현리성당은 주변 지역이 큰 피해를 입었음에도 다행히 침수나 건물 파손은 피했다. 하지만 본당 전례분과장 장옥순(마르타) 씨가 운영하던 송어 양식장은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하천이 폭우로 범람하면서 흙탕물이 양식장을 덮쳐 치어를 포함한 송어 5만여 마리가 대부분 유실됐다. 양식장 내 지게차 2대, 소형 굴삭기, 승용차 등도 침수돼 피해 규모조차 추산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장 분과장은 “예전에도 홍수 피해가 있었지만 이번처럼 큰 피해는 처음”이라며, 평소 하천 관리를 소홀히 한 지자체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또한 “현재 인명 피해 대응에 집중된 행정이 재산 피해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철저한 원인 규명과 정당한 보상을 요구했다. 아울러 “흙탕물로 변한 송어 양식장을 바라보는 마음이 너무나 아프다”면서 “신자분들이 기도로 위로해 주셨으면 한다”고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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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9일 마산교구 산청본당 덕산공소 마당이 집중 호우로 침수돼 있다. 마산교구 홍보국 제공

5일 동안 632mm의 집중호우가 쏟아진 경남 산청 지역을 관할하는 마산교구도 피해 집계에 나섰다. 마산교구와 산청본당에 따르면, 산청본당 덕산공소 마당이 침수됐으며, 생비량공소와 장죽공소 신자 가정 일부도 침수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산청읍 소재 (재)프란치스코회 산청성심원은 계곡물이 넘치며 성모상과 인근 도로가 파손됐고, 21일 오전 현재까지 복구를 위한 차량 접근이 어려운 상황이다. 마산교구는 21일 오전 각 본당에 공문을 보내 공식 피해 집계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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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9일 광주 동구청이 집중호우로 내려 앉은 광주대교구 계림동성당 입구 지반 임시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광주대교구 홍보실 제공

이에 앞서 17일 하루 동안 426.2mm의 폭우가 내린 광주광역시에서도 일부 성당이 침수 피해를 입었다. 문흥동성당 지하 전기실과 기계실, 오치동성당 지하 복지관이 한때 침수됐지만 신속한 배수 작업으로 추가 피해는 막았다. 유촌동성당 1층 주차장은 하천 범람으로 물에 잠겼고, 성당 인근 신자 가정과 사목협의회 총무 차량도 피해를 입었다. 계림동성당은 입구 지반이 침하돼 차량 진입이 어려운 상황이다. 19일 광주 동구청이 임시 조치를 해둔 상태다. 광주대교구 한 본당의 70대 신자는 포도밭을 살피러 나갔다가 급류에 휩쓸려 숨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각 성당과 교구 시설 등을 대상으로 호우 피해 상황을 조사하고 있는 광주대교구는 교구 차원에서 성당 피해 상황에 따라 적절한 복구 비용을 지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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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유촌동성당 1층 주차장 입구 - 17일 내린 폭우로 침수된 광주대교구 유촌동성당 주차장 입구. 광주대교구 유촌동본당 제공

같은 날 충청 지역에서도 피해가 이어졌다. 청주교구 충주 성심 학교는 낙뢰로 소방 시스템 일부가 파손됐고, 양업고등학교는 하천 수위 상승으로 교량이 통제되면서 학생과 교직원 155명이 일시적으로 고립됐다. 청주교구청도 일부 사무실이 침수 피해를 입었다. 대전교구 신리성지는 주변 농지가 완전히 침수됐지만, 성지 마당과 성 다블뤼 주교관, 순교미술관 등 주요 시설은 피해를 면했다. 대전교구 삽교본당과 예산본당은 축사와 가옥, 농지 침수 등 본당 신자들의 피해가 있을 것으로 보고 정확한 현황을 집계하고 있다. 대전교구는 각 본당과 성지에 공문을 보내 피해 상황을 본격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행정안전부의 7월 21일 국민안전관리 일일상황보고에 따르면, 이번 집중호우로 27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으며, 1만 400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 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