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英 잉글랜드·웨일스, 낙태율 30% 육박

박지순
입력일 2025-07-23 08:48:36 수정일 2025-07-23 08:48:36 발행일 2025-07-27 제 3452호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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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교회 주교단, “태아 생명 법적으로 보호돼야”

[리버풀, 영국 OSV] 영국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 태아 3명 중 1명이 낙태된다는 통계가 발표되자 영국교회 주교들이 우려와 함께 생명 존중 정신을 역설했다.

영국 국가통계청이 7월 9일 발표한 최신 자료에 의하면 2022년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 83만4260건의 임신 중 24만7703건의 낙태가 이뤄졌다. 낙태율은 29.69%였다. 이 수치는 2021년 낙태율 26.54%보다 3.15% 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10년 전인 2012년 낙태율 20.84%보다는 8.85% 포인트나 증가했다.

리버풀대교구장 존 셰링턴 대주교는 이번 통계 발표를 접한 후 11일 발표문을 내고 “이 통계 수치는 일부 지역에서는 태아의 절반 가까이가 낙태된다는 것을 뜻한다”며 “우리는 태아가 법적으로 정당하게 보호받는 문화를 시급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리버풀은 영국에서 낙태율이 높은 지역 중 하나다.

포츠머스교구장 필립 에간 주교도 11일 “국가통계청이 발표한 낙태율은 충격적이고 비극적”이라면서 “낙태를 결심한 모든 어머니는 깊은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에간 주교는 아울러 “우리 사회 가장 약한 이들이 지닌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가 지속적으로 약화하고 있다”면서 “국가가 허용한 조력자살이나 안락사의 영향으로 죽음의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리버풀을 지역구로 하는 영국 상원의원이면서 가톨릭신자인 데이비드 알턴 의원은 “아이의 생명을 앗아가는 낙태는 단지 선택의 문제로 여겨서는 안 된다”며 영국 하원이 임신 주수와 관계없이 낙태를 허용하는 법안을 6월 17일 압도적으로 통과시킨 일을 비판했다. 이 법안은 상원 심사를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