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유일한 가톨릭성당, 이스라엘 포탄에 3명 사망…교황 “대화로 전쟁 끝내야” 요청
[외신종합]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유일한 가톨릭 성당인 성가정성당이 7월 17일 오전 이스라엘군의 폭격을 받아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에 레오 14세 교황은 즉각적인 전쟁 중단과 대화를 요청했다.
성가정성당이 폭격당하던 장면을 목격한 이들에 의하면 이스라엘 포병대가 쏜 포탄에 성가정성당 건물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십자가 옆 부분이 맞았다. 이 폭격으로 3명이 사망하고 9명이 다쳤다. 성가정성당 주임 가브리엘레 로마넬리 신부도 부상자 명단에 포함돼 있다. 부상자 중에는 중상자와 경상자가 섞여 있다.
성가정성당에는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이후 어린이를 포함해 500명이 넘는 피란민이 거주하고 있으며, 약 50명의 장애인과 치료를 받는 어린이들도 성가정성당 구내에서 생활하고 있다.
교황은 성가정성당이 폭격을 당한 날 교황청 국무원 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을 통해 전문을 내고 “가자지구 성가정성당이 폭격을 당해 사망자와 부상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고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성가정성당 가브리엘레 로마넬리 신부와 본당 공동체에 영적인 위로를 전한다”고 말했다. 또한 “세상을 떠난 이들의 영혼을 전능하신 하느님의 자비에 위탁한다”며 “가자지구에 즉각적인 전투행위 중단 그리고 대화와 화해, 영구적인 평화가 이뤄지길 간절히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 당국은 17일 “포탄 파편이 성당을 타격한 것으로 이는 실수”라며 “사고 원인을 조사 중에 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교황은 20일 휴가를 보내고 있는 이탈리아 카스텔 간돌포에서 신자들과 주일 삼종기도를 바친 후 “전쟁의 야만성과 사람들을 강제로 내쫓는 일은 멈춰야 하고, 종교 시설과 시민들은 보호받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교황은 “평화적인 방법으로 갈등을 해결할 것을 다시 한번 요청한다”면서 “국제사회는 인도주의적인 규정과 시민 보호 의무를 준수하는 한편 무분별한 폭력을 금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종교 시설과 주민들을 겨냥해 계속해서 군사 행동을 하고 있고, 이번 성가정성당 공격은 그 연장선”이라며 “전쟁 당사자들은 대화를 위해 마주 앉고, 무기를 내려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18일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통화하면서도 “협상을 새롭게 시작하고 전쟁을 중단하라”고 요청하며 특히, 가자지구 어린이와 노인, 병자들이 놓여 있는 비극적 상황과 고통에 깊은 우려를 전했다.
예루살렘 라틴 총대주교 피에르바티스타 피차발라 추기경은 18일 그리스 정교회의 테오필로스 3세 총대주교와 함께 가자지구를 방문해 성가정성당 폭격 피해자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함께 기도했다. 피차발라 추기경은 20일에는 성가정성당에서 주일미사를 주례하며 가자지구 신자들과의 연대 의식을 표현했다. 주일미사는 이번 폭격으로 부상을 당한 로마넬리 신부도 공동집전했다.
미국 주교회의 역시 17일 의장 티모시 브롤리오 대주교 명의로 성명을 내고 “교황님과 더불어 미국 주교단도 가자지구 성가정성당 폭격 사망자와 부상자들에게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즉각적인 전쟁 중단과 평화를 호소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