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은 단순한 농산물 생산의 공간을 넘어 생명을 보듬고 지키는 삶의 터전이다.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박현동(블라시오) 아빠스는 올해 농민 주일 담화에서 우리가 이 땅에서 누리는 먹거리의 뿌리를 다시금 돌아볼 것을 요청했다. 교회는 1994년부터 ‘우리농 나눔터’를 중심으로 농민들과 함께 생명을 살리는 운동을 펼쳐 왔다. 이는 단순한 유기농산물 구매를 넘어선 생태적 신앙의 실천이었다.
오늘날 도시의 식탁 위에 오르는 음식은 수많은 농부가 흘린 땀과 헌신의 결과이다. 그러나 농업의 위기는 여전히 깊고, 농촌 인구는 줄어들며, 생명의 터전은 점차 황폐해지고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우리농 나눔터’는 도시와 농촌을 잇는 다리가 되어, 유기 순환 농업을 지지하고 생태적 삶의 가치를 나누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이 나눔터를 통해 우리는 소비자이자 신앙인으로서 창조 질서에 응답하는 구체적 실천을 할 수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회칙 「찬미받으소서」에서 생태적 회심과 절제의 삶을 요청했다. 이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우리 모두가 ‘생명 지킴이’로서 일상에서 실천해야 할 과제이다. ‘우리농 나눔터’를 찾는 일은 단순한 장보기가 아니다. 그것은 생명을 살리는 선택이고, 지구를 위한 기도이며, 고통받는 농민과의 연대이다.
이제 우리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우리농 나눔터’를 통해 생명의 지킴이로 살아가자. 소비의 방향이 곧 신앙의 방향이 되도록, 감사의 마음으로 땅의 선물을 나누며 창조 질서를 보존하는 여정에 함께하자. 그것이 오늘 우리에게 맡겨진 시대적 사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