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웃 이야기

[우리 이웃 이야기] 수원교구 동판교본당 가정생명생태분과장 권새봄 씨

변경미
입력일 2025-07-15 16:29:50 수정일 2025-07-15 16:50:20 발행일 2025-07-20 제 3451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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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이 주신 생명은 사랑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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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새봄 씨는 "하느님이 주신 생명은 결국 '사랑 이야기"라고 말했다. 변경미 기자

“딥페이크 성범죄나 N번방 사건 등이 잇따라 터지면서, 사회 전반에 성과 생명에 대한 기준이 무너졌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런 상황을 교회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고, 또 어떤 가르침을 주고 있는지 궁금해졌죠.”

수원교구 동판교본당(주임 이상용 크리소스토모 신부) 가정생명생태분과 권새봄(아녜스) 분과장은 생명에 관심을 갖고 본당에서 생명 교육을 확산하게 된 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궁금증에 그치지 않고 생명 관련 교육을 찾아보던 권 씨는 지난해 ‘한국틴스타 워크숍’에 참여했다. 성, 사랑, 생명에 대한 올바른 개념을 정립하고, 건강한 관계 맺음과 책임 있는 결정을 돕는 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한 권 씨는 더 많은 신자가 이런 교육을 쉽게 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주임신부에게 본당에서 워크숍을 열자고 제안했다.

“자녀를 키우는 부모나 교리교사뿐만 아니라, 자기 성(性)에 대한 바른 인식을 세우는 일은 나이를 불문하고 모두에게 필요한 교육이에요.”

권 씨의 제안은 결실로 이어졌다. 동판교본당은 오는 8월 23일부터 6주간 매주 토요일마다 워크숍을 열 계획이다.

권 씨는 전체 신자 5198명 중 60세 이상이 약 30%를 차지하는 본당 특성과 자주 장례미사를 접하는 현실 속에서 ‘생명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깊이 하게 됐다. 그러던 중 ‘죽음’을 주제로 한 생명 교육의 필요성을 느꼈고, 교구에서 연 2회 운영하는 생명학교의 지원을 받아 6월 본당에서 생명 교육을 마련했다.

권 씨는 앞으로 본당에서 생명 관련 독서회도 열고 싶다고 밝혔다.

“교회가 생명에 대해 어떤 가르침을 전하고 있는지를 함께 읽고 나누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교황님의 회칙이나 교황청 문헌들은 혼자 읽기에는 어렵거든요. 독서회를 통해 함께 읽고 나누면 교회의 가르침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권 씨는 낙태의 현실과 생명의 가치를 정면으로 다룬 책 「언플랜드」 번역에도 참여했다. 낙태에 대해 특별한 인식을 가졌던 것도 아니지만, 단지 “교회가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알고 싶었다”는 마음이 시작이었다고 했다.

그는 하느님이 주신 생명은 결국 ‘사랑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김혜숙 막시마 선교사의 「그대, 나의 얼굴」이라는 책을 통해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결심’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사랑은 하느님이 개입하셔서 맺어주신 관계이고, 혼인은 평생 사랑하기로 결심하는 것에서 출발하죠. 결국 모든 것은 사랑 이야기이고, 생명의 이야기예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평신도의 관심과 참여라고 권 씨는 강조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떤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또 어떤 견해를 가져야 할지 고민하는 시간이 점점 줄고 있는 것 같아요. 성숙한 평신도가 되기 위해서는 교회의 교리를 잘 알아야 하고, 그러려면 교회의 가르침에 대한 교육이 꼭 필요하죠.”

변경미 기자 bgm@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