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회

정일우 신부 선종 10주기, 가난한 이들 곁에 머물렀던 영성 그리며

이형준
입력일 2024-06-10 수정일 2024-06-11 발행일 2024-06-16 제 3397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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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 정일우 신부 10주기 추모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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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8일 서울 마포구 예수회센터 이냐시오 카페에서 고(故) 정일우 신부 10주기 추모행사 참석자들이 영화 상영 후 나눔을 하고 있다. 사진 이형준 기자

‘빈민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예수회의 고(故) 정일우 신부(John Vincent Daly·1935~2014)의 선종 10주기를 기리며 빈민사목의 역사와 현재를 되짚는 자리가 마련됐다.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소장 박상훈 알렉산데르 신부)는 6월 8일 서울 마포구 예수회센터 이냐시오 카페에서 정 신부 10주기 추모행사 ‘정일우의 시간, 정일우의 자리’를 열었다.

행사 초대손님으로는 정 신부의 동료였던 고(故) 제정구(바오로) 의원의 부인 신명자(베로니카) 복음자리 이사장, 서강대 명예교수 조현철(프란치스코) 신부, 예수회 재무담당 전주희(바오로) 수사가 함께했다. 행사 진행은 센터 소장 박상훈 신부가 맡았다. 또 예수회 박문수 (프란치스코) 신부를 비롯한 성직자·수도자와 평신도들이 정 신부가 빈민들과 함께한 시간을 되새기기 위해 함께했다.

추모행사는 다큐멘터리 영화 ‘정일우의 시간, 정일우의 자리’를 상영하고, 정 신부와 특별한 인연을 맺은 이들이 정 신부에 대한 기억을 나누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신명자 이사장은 나눔에서 “정 신부님은 어떤 사람이든지 사랑으로 대하셨다”면서 “신부님의 영성은 빈민들과 ‘함께’하시며 빈민의 삶에 직접 녹아 들어가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한국 빈민사목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오갔다. 조현철 신부는 “약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현 자본·개발 중심의 사회 구조 자체가 바뀌는 건 불가능하다”며 “정일우 신부님이 그랬듯 빈민이 공동체를 만들어 주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서로 연대해 빈민 문제를 세상에 알리며 천천히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일우 신부는 예수회 소속으로 1960년 한국에 입국, 서강대학교에서 교수로 활동하다 1973년 청계천 판자촌을 시작으로 서울 양평동, 상계동 등 판자촌에서 빈민들과 함께 생활했다.

단순한 사목을 넘어 빈민들과 희로애락을 함께하며 국가와 지자체의 개발 중심 도시운영에 대항해 왔다. 특히 쫓겨날 처지에 놓인 빈민들의 이주를 주도해 복음자리마을, 목화마을 등을 건립했다. 정일우 신부는 2014년 6월 2일 선종했다.

이형준 기자 june@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