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당

독거 어르신 찾아 사랑 전하니 웃음꽃 ‘활짝’

이주연
입력일 2024-04-01 수정일 2024-04-03 발행일 2024-04-07 제 3387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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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염리동본당 ‘사랑의 고리’
30여 어르신 가구 월 1회 방문…경제적 후원보다 소통에 중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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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염리동본당 ‘사랑의 고리’ 활동으로 과일 선물을 받은 한 어르신이 과일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 서울 염리동본당 제공

본당 봉사자들이 지역 독거 어르신과 묵주 고리처럼 연결돼 사랑과 나눔을 펼치는 본당이 있다.

서울 염리동본당(주임 황인환 베네딕토 신부)은 지난 2021년부터 매월 혼자 거주하는 어르신들을 찾아 선물을 전하고 우애를 쌓는 ‘사랑의 고리’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본당은 지역 복지관을 통해 추천받은 약 30가구의 어르신을 한 달에 한 번 방문한다. 사회사목분과(분과장 안순봉 바울리노)가 주관하지만 담당 수도자, 총구역, 레지오 마리애, 시니어 아카데미 봉사자들이 함께한다. 봉사자들은 과일이나 선물을 들고 어르신들을 방문해 함께 시간을 보낸다. 선물로 보통 제철 과일을 준비하는데, 주님 부활 대축일 및 주님 성탄 대축일과 설·추석 명절에는 어르신 건강에 도움이 되는 식품 종류를 준비한다. 지난 3월 16~17일에도 주님 부활 대축일 기념으로 어르신들을 찾아 과일을 전했다.

방문 대상은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더라도, 홀로 사는 어르신이 기준이다. 그런 면에서 ‘사랑의 고리’ 활동은 초고령화된 한국교회 상황에서 물질적 도움을 넘어 정서적으로 어르신을 돕는 자리로 시선을 끈다.

이에 대해 안순봉 사회사목분과장은 “특히 고령화 사회에서 교회가 혼자 살고 계시는 신자 어르신이나 지역 어르신 삶에 관심을 갖고 보살핌을 전달하는 체계 마련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고 전했다.

이 활동은 총구역의 각 구역 반장, 레지오 마리애 단원, 시니어 아카데미 봉사자 등 봉사자들이 매월 대상 어르신의 일상 변화를 파악하고 또 도움이 필요한 어르신의 추가 발굴을 수시로 하도록 만든다. 활동이 역동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함께 성당에 나가던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본인도 거동이 불편해 성당에 나오지 못했던 한 어르신은 봉사자들이 매달 방문하고 수시로 안부를 물으며 신뢰를 쌓는 과정을 거쳤다. 그리고 이제 주일에는 성당 차량을 이용해 미사에 참례한다. 봉사자 모두 보람을 느끼고, 해당 어르신도 ‘신앙을 되찾는 기분이 든다’고 만족하는 사례다.

활동의 계기는 2020년 본당 내 어려운 이들에게 1년에 네 번 진행한 사랑 나눔 활동이다. 당시 주님 부활 대축일과 주님 성탄 대축일, 설·추석 명절에 선물을 전달했는데, 신자들의 의견을 모아 대상을 확대했다.

안 분과장은 “‘사랑의 고리’ 활동으로 염리동 본당 공동체에 본당 주임 신부님의 사목 목표이기도 한 ‘사랑 실천’ 문화가 정착되는 듯하다”며 “어르신들과의 야외 나들이 등 신자들과 함께하는 다양한 활동을 더 많이 시도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