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계속 그 사람의 주위에 머물고 싶잖아요? 저는 예수님이 좋아 예수님 ‘덕질’을 하는 거에요. 작업을 하면서 계속 성경을 묵상하고 예수님을 생각해요. 또 이런 묵상이 작업의 원동력이 되기도 하고요. 예수님 ‘덕질’을 계속 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덕질’이란 요즘 말로 ‘무언가에 파고드는 것’을 뜻한다. 좋아하는 연예인의 사진이나 앨범, 굿즈를 모으는 일을 요즘 청소년·청년들은 ‘덕질’이라고 부른다. 가톨릭 기프트샵 ‘드높임’을 운영하는 황소정(비아·31) 작가는 자신의 활동을 스스로 ‘예수님 덕질’이라고 말한다.
황 작가가 운영하는 ‘드높임’(deunopim.com)에서는 다양한 가톨릭 신앙용품과 일상용품을 판매한다. 성경을 읽고 묵상하며 그린 일러스트, 성경 구절을 모은 말씀카드와 기도문 카드·엽서, 묵주기도표, 성령칠은 카드, 각종 스티커, 텀블러, 말씀 수건, 키링 등이 눈길을 끈다. 모두 황 작가가 직접 디자인한 제품들이다. 또 첫영성체 선물용 액자 등 성당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들도 선보인다.
“처음에는 취미로 성경을 묵상한 내용을 그려 SNS에 올리기 시작했는데, 많은 분들이 제가 디자인한 그림들을 말씀카드로 만들면 좋겠다고 제안을 했어요. 마침 주일학교 교사를 하다가 개인 사정으로 그만두게 돼 아쉬웠는데, 주일학교에서도 많이 사용되는 이런 신앙용품을 만들면 교사로서는 함께할 수 없지만 학생들과의 끈을 이어갈 수 있겠다 생각했죠.”
그렇게 지난 2018년 10월 드높임의 문을 열었다. 처음에는 주일학교 교리교사들이 주 ‘고객’이었지만 지금은 다양한 연령층에 많이 알려져 일반 신자들이 더 많이 찾는다. 서울 갈현동 소재 작업장 겸 작은 매장에서는 청년 작가들이 만든 성물도 전시돼 있다. 황 작가는 매장 운영을 위한 최소한의 수수료만 받고 성물을 판매해 작가들을 지원한다.
황 작가는 ‘하느님께서는 기쁘게 주는 이를 사랑하십니다’(2코린 9,7)를 모토로 드높임을 설립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이윤의 10%는 반드시 배고픈 예수님께로 간다’고 약속했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교구와 수도회, 본당의 어려운 이들을 위해 계속 기부하고 있다.
황 작가는 “제가 만든 성물을 선물로 받고 냉담을 풀고 돌아오는 신자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면서 “이 모든 게 다 내가 한 일은 아니지만, 하느님께서 도와주시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계속해서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가톨릭 성물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최용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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