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정 안에서 볼 수 있는 자연스러운 신앙생활은 이처럼 대를 이어 전수됐다. 몇 시간씩 걸어서 성당을 오갔던 안씨의 할머니와 저녁마다 초를 밝히고 기도하던 친정어머니의 신앙이 안씨를 거쳐 세 자녀에게 스며든 것이다.
“열심한 부모님 덕분에 어릴 때부터 주일에 성당에 가는 것은 기본이었고, 봉사도 마땅히 하는 것으로 여겼다”는 큰 딸 수빈씨는 “ ‘하느님’은 가족들이 힘든 일이 있을 때 서로 기도해주고 위로해 주는 커다란 공감대가 되어주신다”며 “앞으로도 함께 기도하는 가족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요즘 대부분의 가정이 그렇듯, 부부와 자녀들이 각자 업무와 학업 때문에 함께 밥 먹는 시간조차 갖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가족 기도의 중요성을 잘 알면서도 실행에 옮기기 쉽지 않은 이유다.
하씨는 “아이들이 어렸을 때에는 인터넷 성경 쓰기도 함께하고 같이 앉아 기도하는 시간도 있었는데, 지금은 나름 자신들이 처한 상황 안에서 그때그때 기도하도록 한다”며 “앞으로는 짧은 시간이라도 가족이 모였을 때 기도를 실천해 보려 한다”고 말했다.
기도하는 성가정이 되기 위해서는 “부모들이 먼저 신앙의 표양을 보이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고 부부는 강조했다. 하씨는 “믿음에 대한 부모의 확신, 또 이를 통해 하느님을 따르는 삶을 살 때 ‘성당에 가라’고 말하지 않아도 자녀들이 따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씨는 “자녀들과 가족의 신앙이 유지되는 것은 인간의 의지만으로는 어렵다”며 “하느님의 도우심과 더불어 신앙이 이어질 수 있도록 꾸준히 기도드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부부가 자녀들에게 바라는 것은 “하느님께 의지하고 기도하며 그분의 이끄심 안에서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또 “가족 모두 기도 안에서 삶의 여정을 함께 걸어가는 동반자임을 느끼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가족들이 함께 도보 성지순례를 가고 싶다”고 말한 부부는 “성지에서 기도도 하고 하느님과 순교자들의 신앙을 바라보며 가족의 의미를 새롭게 찾고 서로에 대한 사랑도 돈독하게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에 성가정 축복장을 받게 돼 너무 감사합니다. 말씀을 항상 묵상하며 기도하는 가정이 되도록 힘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