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는 순결해야해
가물이 너무 심하다. 예수께서 구름 한점 없는 쨍쨍 쪼이는 어느 여름날 길을 가시다가 피곤과 갈증을 느끼어 우물가에서 사마리아 여인에게 물을 청하시는 광경이 연상된다. 여기서 우리는 기로(岐路)에 선 인생을 본다. 그 여인이 우물가에서 그리스도를 맞나지 아니했더라면 영원히 멸망하였을지 모른다.
이달은 예수보혈(寶血)성월이라고도 한다. 4일 광주대주교구에서 5일 복자안드레아 첨례날 대구대교구에서 각각 교계제도 설정식을 거행한다. 다른 여러 교구에서도 이달에 정주(定住) 주교로서의 착좌식을 거행할 것이다. 그간 우리나라 교회제단에 뿌려진 그리스도의 피가 헛되지 아니했고 오늘의 약진은 주한교황사절대리 무튼 몬시뇰의 말씀대로 우리 순교자들의 피로 거둔 결실임을 새삼스러이 느끼는 바이다. 오늘 하늘에서 우리 순교자들도 자못 만족하시리. 예수의 보혈만이 인류의 구원에 유익하다는 것을 잊지 말고 교계제도 확립을 역사적 재출발을 하는 이달부터 힘찬 거보(巨步)로 이땅에 그리스도의 왕국을 확장하다. 6일은 순결의 주보 성녀 마리아 고레띠 첨례니다. 질그릇에 담은 진주(眞珠)처럼 존귀한 젊은이의 순결이 오늘처럼 유린되는 때는 또 없었다. 젊은이가 순결을 보존하려면 다소의 희생을 각오해야한다. 젊은이의 이상이 높으면 높을수록 이 세속적 풍조 속에 그 장애는 크다. 젊은이에게 일상 닥치는 시련은 치열하지 않은 대신 끈임없고 크지 않은 대신에 뿌리깊이 습격하는 것이다. 성녀가 보이신 밝은태도 확고한 신념으로 처하라. 성녀의 어머니가 아직 생존한 날 비오 12세께서 파격적으로 그녀를 시성하시고 현대 젊은이에게 순결의 주보로 주신 것도 여기에 의의가 있다. 19일은 성원선시오 아 바오로 첨례. 제2 제3의 원선시오가 속출해야할 현세기이다. 성녀 엘리사뱉을 찾아가신 성모 마리아와 함께 이달에 영원한 『성모 찬(讚) 천주가』를 창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