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순간의 잘못으로 부모의 곁을 떠나 안양 소년원에 갇혀 생활하게 되는 범죄 소녀들을 위한 경당을 지어 주자는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안양 소년원(원장ㆍ최치록)은 12세부터 20세까지의 전국 범죄 소녀들이 모인 곳으로 현재 1백78명이 수용되고 있다. 다른 소년원에 비해 지역적으로 자연 경치가 좋고 공기가 맑을 뿐 아니라 또한 원내 환경 정리가 깨끗이 돼 있어 흔히 사회에서 생각하는 소년원의 개념과는 달리 원생들은 밝은 마음으로 개과천선의 길을 닦고 있다.
일단 동원에 들어온 소녀들은 교육 정도별로 구분하여 공민ㆍ초등ㆍ중등과로 분류되어 교육을 받게 된다. 또한 퇴원 후 사회 진출을 위해 양재ㆍ미용ㆍ편물ㆍ직조등의 직업교육을 수료한다.
타소년원에서는 최소한 6개월을 수용 기간으로 정하고 있지만 동원에서는 수시로 범죄 소녀의 개인의 사정에 따라 퇴원시키고 있다. 어떤 원생은 계속해서 공부하겠다고 그대로 머물러 있는 극빈 가정의 자녀도 있다. 또한 아무에게도 의탁할 수 없는 고아들도 직업교육을 받고 있는데 현재 30명이 있다. 특히 동원은 현재 한국에 있는 10개의 소년원의 의복과 내의ㆍ양말ㆍ이불을 생산하는 직조공장으로 유명하다. 하루에 원생들의 손에 의해 짜여지는 광목은 80필이나 된다.
동원은 71년 4월 1일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최치록(레오) 원장이 부임하게 되면서부터 원생들은 가톨릭에 관심을 두게 됐다.
일반 지식교육보다 종교교육을 중요시하는 최 원장은 직접 종교시간을 담당하고 원생들에게 인간의 본연의 문제와 신앙생할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특히 천주교인이 되기를 원하는 원생들에게는 통신교리를 알선해 주어 처음에는 30명이었던 예비신자들이 현재는 원생 모두가 신자가되길 원하고 있으나 교리서 하나 제대로 구비치 못한 실정인데다 미사 참예는 더욱 힘든 여건이다. 원의 차로 4km나 떨어진 안양성당까지 데려 갈 수 있는 인원은 70명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일만 되면 최 원장의 안타까움은 말할 수 없다. 이러던 중 우연히 왕송석 신부(불광동 보좌)를 만나게 되어 이 안타까움을 전하자 왕 신부는 원 내에 경당을 지어 원생들이 모두가 참석한 가운데 미사를 올리고 또한 감수성이 예민한 원생들이 수시로 찾아와 기도를 올릴 수 있도록 하자고 제의했다.
그러나 빠듯한 정부 예산으로 운명되는 원으로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아무리 원생들이 총동원하여 작업을 돕는다 해도 공사비 약 4백만 원을 어떻게 충당할 수 있을까?
원생들을 딸 같이 생각하며 보살펴 주는 자상한 아버지로 불리는 최 원장은 걱정이 대단하다.
다음은 원생들이 성당에 갔다온 후 일기에 쓴 내용들이다.
중등과 2년 전정화『엄마! 오늘 성당에가서 미사를 드렸어요. 그때만은 착한 마음을 갖고 진심으로요. 소죄를 통회하길 언제부터인데 제대로 잘 했는지요』
중등과 2년 임영순『죄와 벌은 누가 만들었기에 악마와 천사가 있는 것일까? -어쩜 내 몸에 걸쳐진 옷처럼 나는 진회색 마음이던가? 저 폭우 속에 씻겨가는 먼지처럼 내 마음에 죄악도 씻겨졌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이렇듯 원하는 주님의 성전 그들이 직접 돌을 나르고 흙을 만들어서라도 짓고 싶어하는 기도소 경당은 언제 이루어질지-. 원생을은 최 원장과 왕 신부님에게 그리고 모든 신자들에게 호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