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재판 1면] 예수 십자가에 처형되다

입력일 2020-08-24 15:27:10 수정일 2020-08-24 15:27:10 발행일 1972-08-13 제 827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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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구원 위해 고난의 길로
『아버지, 제 영혼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올리브」산에서 기도를 마친 후 무리들에게 잡혀 사형을 언도 받고 인류 구원을 위해 십자가의 길을 택한 예수는 십자가상에서 하늘을 우러러 이렇게 마지막 기도를 올린 후 숨을 거두었다.

목요일 저녁식사를 마친 후 제자들과 함께 올리브산에 오른 예수는 그들과 70m쯤 떨여져 가서 무릎을 꿇고 기도를 드렸다.『아버지, 아버지 뜻에 어긋나는 일이 아니라면 이 잔을 제게서 거두소서. 그러나 제 뜻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소서』

기도를 마친 예수가 제자들 옆으로 왔을 때 열두 제자 중의 하나인 유다를 앞서 세운 한때의 무리가 나타났다. 유다는 예수께 가까이 와서 입맞추려 했다.

이때 예수는『유다, 입을 맞추어 사람의 아들을 잡아 넘기려는가?』 고 꾸짖고 이어 그를 잡으려온 대제관들과 성전 수위대원들과 원로들을 향해『이제는 당신들의 때가 되었고 암흑이 판을 치는 때가 왔다』고 말하고 9시쯤 그들에 끌려 대제관 관저로 잡혀갔다. 이튿날 아침 대제관들과 율법학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원로들이 모여 법정을 열고 예수를 끌어온 다음 심문을 시작했다.

『당신이 그리스도요?』라는 그들의 물음에 예수는『내가 그렇다구 말해도 당신들은 믿지 않을 것이며 내가 물어 보아도 당신들은 대답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면서『사람의 아들은 이제부터 전능하신 하느님의 오른편에 앉게 될 것입니다』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그들이『그러면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란 말이요?』라고 묻자 예수는『내가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것을 당신들이 말했습니다』고 했을 때 그들은 예수가 이 사실을 자인한 이상 더 심문할 필요도 없다면서 예수를 빌라도 앞으로 끌고가 고발했다.

『당신이 유대인의 왕이요?』하고 빌라도가 예수께 묻자 예수는『그것은 당신의 말이오』라고 답했다. 이에 빌라도는 대제관들과 무리를 향해 『나는 이 사람에게서 아무런 잘못도 찾아낼 수 없소』라고 선언했다.

그러나 무리들은『이 사람은「갈릴래아」에서 시작하여 이곳에 이르기까지 온 유대 땅의 백성들을 가르치며 폭동을 일으키려고 하고 있습니다』면서 더욱 강경하게 우겨댔다.

그러나 심문 결과 무리들의 고발을 뒷받침할 만한 아무런 죄상도 발견 못한 빌라도는 예수가 사형에 해당하는 일을 한 것은 하나도 없으므로 『이 사람에게 매질이나 해서 놓아줄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온 무리들이『그 사람은 죽이시오!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라고 소리질렀다. 하는 수 없이 빌라도는 그들의 요구를 들어 주겠다고 선언한 다음 예수를 그들에게 넘겨 주었다.

예수는 다른 죄수 두 사람과 함께 사형장, 해골산으로 끌려갔다.

해골산에 이른 무리들은 12시 정각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았고 죄수 두 사람도 십자가형에 처하여 좌우편에 한 사람씩 세웠다. 십자가 위에서 예수는『아버지, 저 사람들을 용서하여 주소서! 그들은 자기들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모르고 있습니다』하고 기원했다.

이때 무리들의 지도자들과 군인들은『네가 유대인의 왕이라면 너 자신이나 살려 보아라』는 등 핀잔을 주고 신포도주를 권하면서 예수를 조롱했다.

예수와 함께 삽자가에 달린 죄수 중 하나로 예수를 모욕했다. 그러나 다른 한 죄수는 그를 꾸짖고『예수님, 예수님께서 왕이 되어 오실 때에 저를 꼭 기억하여 주십시오』하고 빌자, 예수는『오늘 당신은 나와 함께 낙원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낮 열두 시쯤 되자 어두움이 온 땅을 덮어 오후 세 시까지 계속됐다. 태양마저 빛을 잃었던 것이다. 이때 성전 휘장 한가운데가 찢어져 두 폭이 되었다.

예수는 큰 소리로 하느님께 마지막 기도를 드렸다.

그리고는 오후 3시 숨을 거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