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고향은 강원도 문화재인 용소막성당이 있는 곳으로 80여년의 역사를 가진 지역이다. 또한 한국 최초의 신학교인 배론성지를 30여리 거리에 두고 있어 유서 깊은 곳이기도 하다. 성당주위에는 성당과 함께 나이든 거목의 느티나무 숲이 우람한 장관을 이루고 있다.
한국 최초로 구약성서를 번역하시고 성모영보 수녀회를 창립하신 고 선종완 신부님이 계신 곳이기도 하다. 이런 뜻 깊은 곳에서 신부님과 두 분의 수녀님께서 열심히 일하시는 모습을 본 후, 내가 해야 할 일을 다른 분에게 전가한 것 같은 죄책감과 부끄러움이 앞섰다.
성당과 유물관ㆍ전시실을 마련하느라 오직 주님만 믿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하느님 사업에 신부님께서 전력을 다하셨다. 그동안 나는 무얼 했는가 반성하며 가난한 농촌 본당의 거액공사를 하신 신부님께 감사할 따름이다.
그리고 신부님은 본당 활성화 사업으로 농촌과 도시를 연결하여 참기름ㆍ콩메주ㆍ쌀을 서울본당에도 소개하셨다. 선물로 들어온 음식도 아끼셨다가 수고하시는 분들과 함께 드셔서 화합과 격려를 주시고 용기를 북돋아 주셨다. 얼마나 고마우신 신부님인지 모르겠다.
고향에 계신 분들도 이러한 신부님의 고마움을 무어라 표현할 길이 없다며 무척 고마와했다. 고향 분들의 이러한 이야기를 듣고 나는 형언할 수 없는 미안함과 나만이 고향을 등지고 책임을 회피한 것 같은 책임감을 또 한 번 느꼈다.
내 고향에서 이렇듯 헌신봉사를 아끼지 않는 신부님과 수녀님께 머리 조아려 깊은 감사를 드린다. 또한 내 고향 일에 많은 도움을 주신 은인들께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