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내에서 평신도는 누구이며 그 역할과 사명은 무엇일까? 제2차 바티깐공의회 문헌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사도적 권고「평신도 그리스도인」등 교부들의 가르침을 통해 평신도의 위상을 알아본다.
교회 내에서 그 존재가 미미하게 여겨져 오던 평신도는 1962년 제2차 바티깐공의회를 기점으로 새로운 위상이 정립되는 한편 존귀함이 새삼 확인되기 시작했다.
그라나 제2차 바티깐공의회 폐막 20년이 지나도록 평신도들이 공의회의 가르침을 깊이 깨닫지 못하고 있고 평신도의 활동도 미진하였다는 반성과 더불어 1987년 제7차 세계주교대의원회(주교 시노드) 중 교황 바오로 2세가 사도적 권고「평신도 그리스도인」을 반포, 교회내에서 평신도의 소명과 사명을 다시한번 강조하기에 이르렀다.
제2차 바티깐 공의회에서는 평신도가 그리스도의 사제직ㆍ예언직 그리고 왕직에 창여하는 존재로서、그리스도와의 일치를 통해 사도직의 권리와 의무를 갖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리고 공의회에서 평신도들이 교회와 세속 안에서 즉 영적 질서와 현세적 질서 안에서 사도직을 수행하되 특히 사회 속에서의 사도직은 평신도의 고유한 사도직임을 천명했다.
또한 교회는 신도들이 이 고유한 사도직이 실생활을 통해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것이며 그리스도교적 양심을 밝혀 온 세상을 하느님께 봉헌하며 이 세상을 하느님께 봉헌하며 이 세상의 구조와 조건들을 쇄신해야 하는 것임을 말했다.
제2차 바티깐 공의회에서는「교회에 관한 교의헌장」과「평신도사도직에 관한 교령」을 통해 평신도의 책임과 권리를 일깨워주는 한편 평신도들이 더 이상「듣고 따르는」수동적인 위치에세 벗어나 하느님 나라의 완성을 위해 투신해야 하는 능동적 존재로 부각시켰다.
아울러 공의회는 평신도들이 각기 재능과 지식에 따라 교회의 정신대로 그리스도교의 원리를 밝혀주고 옹호하며 현대의 여러 문제해결에 적응시켜야할 자신의 임무를 보다 열심히 수행하도록 권고했다.
공의회는 또 여러번「세속」을 평신도의「고유한 특징」으로 제시,「세속」은 평신도가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는 자리요 자기 소명을 성취하는 자리로 명시했다. 따라서 평신도의 교회 내 위치는 그리스도인 생활의 새로움으로 확정되고 그 세속적 성격으로 구별되는 것이다.
세속 안에서 복음의 소금과 빛과 누룩의 표상들은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똑같이 적용되지만 특별히 평신도들에게 적용된다. 평신도는 세속에 살면서 세속적 직무를 통하여 세상을 변화시켜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평신도는 현세질서의 쇄신을 고유임무로 알고 현세 질서 안에서 복음의 빛과 교회의 정신의 인도를 받아 그리스도교적 사랑으로써 구체적으로 직접 행동해야 한다.
평신도는 시민으로서 다른 시민과 함께 각자의 능력대로 책임감을 지니고 협력해야 하며 어디서나 만사에 하느님 나라의 정의를 찾아야 한다.
현세질서를 쇄신함에 있어서 그 고유법칙을 조금도 어기지 않으면서도 보다 차원 높은 그리스도교적 생활윤리에 맞춰 여러 장소와 시대와 민족의 조건에 적응시키도록 해야한다.
이와 같은 사도직 활동 중에서 가장 중대한 것은 신자들의 사회운동이라 할 수 있다. 공의회는 이런 신자들의 사회운동이 현세생활 모든 분야에 파급되기를 바라고 있다.
평신도의 극소수는 전례 중에 특수한 직무를 맡고 보충적 역할을 하지만 평신도 본래의「고유무대」는 성당 안에 있는 것이 아니다. 성직자들이 감히 침범할 수 없는 평신도들의 특수무대인 세속, 즉 가정, 직장 문화, 경제, 사회, 정치 분야에서 평신도의 활동무대가 전개되기 때문이다.
평신도들의 고유한 활동무대가 세속이므로 평신도 단체들은 인간사회안에서 교회의 사회교리를 실천하며 전인적 존엄성에 봉사함으로써 그곳에 교회를 현존시켜야 한다.
미움과 대립으로 고민하는 사회 속에서 더욱 정의로운 형제애의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평신도들의 사명이다.
특히 현대에 와서 일부 성직자들은 정치에 과도한 관심을 갖고 있는 반면, 평신도들은『정부ㆍ의회ㆍ지배계층이나 정당인들에게 가해지는 출세 제일주의ㆍ권력에 대한 우상숭배 이기주의ㆍ부패 등의 유혹이 심하고, 따라서 정치참여는 의심할 여지없이 도덕적으로 위험하다』는 이유로 정치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사도적 권고는『인간과 사회에 봉사하는 의미에서, 현세질서에 그리스도 정신을 불어 넣어야 할 자신의 임무를 성취하기 위해 평신도들은 정치참여를 결코 거절하지 말아야 한다』고 천명하고 있다.
그러나 평신도는 교회를 현존시키려면 목적도 좋고 방법도 좋아야 하겠지만 주교와의 친교 속에서 활동해야 한다.
교회는 내적 은총으로 결합된 하느님의 백성으로 구성돼있지만 동시에 볼 수 있는 일치의 핵심인 교황과 주교와의 일치가 명백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또한 사도적 권고는 남녀 평신도들에게 다양한 은사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이러한 은사들은 고마운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한다.『불고 싶은대로 부는 성령의 은사』는 교회 공동체 전체를 위한 것인데 지난날에는 너무나 자주 사목자들로부터 무시당하고 탄압받았던 사실을 반성하면서 시노드 교부들은 평신도들에게 주어지는 성령의 은사를 존중해야 한다고 건의, 그대로 받아들여졌다.
이것은 한 포도나무에 여러 가지들이 붙어 있듯이 그리스도와 일치와 평신도와 성직자가 똑같이 성덕에로의 부르심을 받아「거룩한 교회」를 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직자ㆍ수도자와 똑같이「포도밭의 일꾼」으로 지칭되고 있는 평신도들은 활동영역과 방법에서는 구별되지만 활동목적은 동일하다.
세례와 견진으로 모든 신자들에게 공통 사제직을 맡기신 성령께서는 신품성사로써 일부 신자들에게 직무 사제직을 맡기시고 평신도들은 성직자들의 보충적 역할을 하도록 했다.
이러한 점에서『어떠한 은사라도 사목자들에게 대한 순종과 그 보증을 면제해 주지는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 밖에도 평신도들은 세계 공의회나 지역 공의회에 참여하며 본당과 교구사목협의회에 참여할 수 있으며 개인적으로나 단체적으로 사도직 활동을 전개할 수 있다.
아울러 평신도들은 세상 복음화의 일꾼으로서 어떠한 처지나 조건하에서도, 즉 남ㆍ녀ㆍ노ㆍ소ㆍ병자ㆍ고통 받는 이들 모두가 그들 나름대로 주님의 부르심을 받고 있음도 강조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