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교황청이 성직자 성추행 은폐” 주장 논란

입력일 2018-09-04 19:43:28 수정일 2018-09-04 19:43:28 발행일 2018-09-09 제 3111호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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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노 대주교 성명 발표… 프란치스코 교황, “스스로 읽고 판단해 주길” 당부
고통스럽지만 냉정하게 접근
성명서 진실 여부는 말 아껴

【바티칸 CNS】 교황청 국무원 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은 최근 카를로 마리아 비가노 대주교의 고발로 교회 내부에 논란이 일고 있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상황에 대해 냉정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롤린 추기경은 이탈리아 일간지 ‘라 스탐파’와의 8월 30일자 인터뷰에서 “현재와 같은 상황은 교회 안에 엄청난 괴로움과 걱정을 자아내고 있지만, 교황은 이 문제에 아주 침착하게 접근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주미국 교황대사를 지낸 비가노 대주교는 8월 26일 11페이지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프란치스코 교황을 비롯한 교회 인사들이 시어도어 맥캐릭 대주교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비가노 대주교는 2013년 맥캐릭 대주교에 관해 교황에게 보고를 했다고 주장했다.

비가노 대주교는 “맥캐릭 대주교의 심각한 범죄에 대해 누가 알고 누가 은폐를 했는지에 대해 신자들은 알 권리가 있다”면서, 파롤린 추기경을 포함해 12명의 전 현직 교황청 고위 성직자들이 맥캐릭 대주교의 성추문에 대해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교황은 8월 26일 아일랜드에서 로마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비가노 대주교의 폭로와 관련된 질문을 받았다. 교황은 당시 기자들에게 비가노 대주교의 성명서를 차분히 읽어보고 “스스로 판단해 달라”고 말했다. 교황은 “성명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면서 “여러분들은 언론인으로서 결론을 지을 능력들을 다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롤린 추기경은 “교회의 한 주교가 교황에 저항해 고발을 하는 상황은 고통스럽다”면서 “우리 모두 진실과 정의를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롤린 추기경은 비가노 대주교가 발표한 성명서의 진실성에 대해서는 교황과 마찬가지로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