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성소주일탐방] 신학생 최다 수원 장내동ㆍ인천 주안1동 본당

입력일 2018-04-11 19:57:28 수정일 2025-07-16 11:33:42 발행일 1994-04-24 제 1902호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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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의지하며 사제 꿈 나누죠” 
장내동-선교회 소속 포함 15명 전국 최고 12명 
주안1동-신학생 똘똘…봉사도 열심

제31회 성소주일을 맞아 가톨릭신문은 한국 교회에서 가장 신학생 수가 많은 수원교구 장내동 성당과 인천교구 주안1동 성당을 찾았다. 각각 15명과 12명의 신학생을 보유(?)하고 있는 이 본당에 왜 성소자 수가 많은지, 신학생들의 삶을 통해 알아본다.

한 본당 최다 신학생을 보유하고 있는 수원 장내동본당.

수원교구 장대동본당(주임=고건선 신부)은 무려 15명의 신학생을 보유(?)하고 있다. 제주교구 전체 신학생이 16명인 것을 감안한다면 단연 전국 제1의 성소왕국이다. 15명 중 전주교구 신학생과 외방선교회 신학생을 빼도 13명의 본당 신학생 수는 단연 일등이다.

현재 1명의 부제와 대학원과 학부에 7명이 재학 중이고 나머지 7명은 군 복무 중이거나 대기자다.

본당 신부가 신학생들에게 식사를 사주려고 해도 숫자가 많다 보니 부담(?)이 갈 정도다. 신학생들이 방학을 하고 본당에 돌아오면 마치 신학교를 옮겨놓은 것처럼 본당이 북전댄다.

이 본당 신자들은『신학생들이 늘 함께 몰려다니며 기도하고, 운동하고, 봉사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흐믓한 마음이 절로 난다』고 말할 정도로 신학생들의 위력은 대단하다.

이렇게 많은 신학생들은 방학 때면 각자 반모임에 나가 신자들과 대화를 하고, 자체적으로는 반모임에 대한 평가와 방향에 대해 토의를 하는 등 미래 사목자로서의 준비에 한창이다.

또 신학생 수가 많다 보니 저절로 늘어나는 예비 신학생 수도 만만치 않다. 현재 일반부터 중학생까지 17명의 예비 신학생이 한 달에 한 번 담당 신학생과 모임을 갖고 있다. 친목과 성소관을 굳건히 하기 위해 실시회고 있는 이 모임은 주로 본당 신부와의 만남, 성지순례, 수련회 등으로 이루어진다.

『돌아오는 여름방학 땐 신학생과 예비 신학생들이 함께 수련회를 개최할 것』이라고 말하는 예비 신학생 담당 이종덕 신학생은『이렇게 신학생과 예비 신학생 수가 많다 보니 서로 의지하고 함께 나누며 살 수 있어 무엇보다 좋다』고 자랑을 한다.

15명의 신학생, 앞으로도 신학생이 될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 장내동성당. 특별히 신학생과 성소 계발에 신경을 쓰기보다 본당 신부가 성소 육성에 관심을 갖고 기존 신학생들이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성소 증가의 큰 이유라는 게 주변 사람들의 얘기다.
 

인천교구 주안1동본당 신학생들.

한편 인천교구 주안1동 본당(주임=강성욱 신부)도 만만치 않다. 장내동본당보다 숫자가 조금 적지만 12명의 신학생들이 사제 성소를 키우고 있다.

1963년에 설립된 주안1동 본당은 최근에 신배곤 신부(현 주안1동 보좌)와 김일회 신부를 배출, 앞으로 속속 사제가 탄생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본당 출신 최초의 사제 신배곤(바오로) 신부가 올해 본당 보좌신부로 부임하는 이변(?)이 생겨 주안1동 본당의 성소자는 더욱 증가될 조짐이다.

신배곤 신부다 데까누스(대표)였던 신학생 시절부터 이 본당 신학생들은 본당 차원에서 오순절 평화의 마을을 비롯, 난지도 등 가난한 이들과 함께 하기 위해 방학을 이용, 봉사활동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몇 년 전 방학 때는 본당 앞마당에서 군고구마 장사를 해, 불우 이웃을 돕기도 했다.

주안1동 신학생들의 인기는 하늘을 찌른다. 또한 이들 신학생들은 방학 때면 본당의 굿은 일을 도맡아 해 신자들로부터 존경을 받기도 한다.

이렇게 신학생들이 좋은 표양을 보이니 단연 신학교에 입학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많다는 게 본당 신자들의 말이다.

강성욱 본당 신부는『성소자 수가 증가하는 것은 신학생들이 좋은 표양을 보여주기 때문』이랗고 말하고『선배들이 열심히 사는 것을 보여주는 게 성소자 육성의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길을 가는 동료이자 선후배들이 서로 나누며 사는 모습은 아름답기까지 하다. 젊은 신학생들이 새벽미사를 마치고 함께 모여 성무일도(기도서)를 바치는 모습을 학생들이 한 번이라도 보게 되면 성소에 대한 꿈을 안 꿀 수가 없을 것이다.
 

최정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