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선교란 무엇인가?- 선교의 한국적 성찰」 펴낸 유희석 신부

이승훈 기자
입력일 2018-01-23 17:57:37 수정일 2018-01-23 19:18:47 발행일 2018-01-28 제 3080호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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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석 지음/ 936쪽/ 2만5000원/ 수원가톨릭대학교출판부
“하느님 알리는 일에도 우리 정서 바탕돼야”
교회는 본성상 선교하는 것을 그 사명으로 한다.(교회의 선교사명 1항) 그래서 교회는 세례받은 모든 신자들이 ‘선교사’라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선교란 무엇일까? 신자들은 그리고 한국교회는 어떻게 선교를 해야 할까? 수원가톨릭대학교 총장 유희석 신부는 저서 「선교란 무엇인가?- 선교의 한국적 성찰」을 통해 우리가 알아야할 ‘선교’에 대해 설명해준다.

“그동안 여러 책이나 연구에서 단편적으로 선교에 대해 많이 이야기하고 선교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선교’에 관한 내용만을 정리한 책이 없어 집필을 결심했습니다.”

이탈리아 우르바노대학교에서 선교학 석·박사를 취득한 유 신부는 2003년부터 수원가톨릭대에서 선교학을 가르쳐왔다. 그는 20년 이상을 선교학을 공부하고 연구해오면서 개신교에는 선교 서적이 많은 반면, 가톨릭교회에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선교를 총망라한 책이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 ‘수원가톨릭대학교 신학총서’를 발간하자는 유 신부 제안에 교수진이 뜻을 모으면서 ‘신학총서’의 하나로 이 책을 준비하게 됐다.

「선교란 무엇인가?- 선교의 한국적 성찰」에는 선교에 관한 교회의 가르침을 망라해 담았다. 우선 선교의 정의를 밝히고 교회가 초대교회부터 지금까지 어떻게 선교해 왔는지, 즉 선교의 관점에서 본 교회사를 소개한다. 현대의 다원화 사회 안에서 선교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한국교회 안에서는 선교를 어떻게 바라봐야하는 지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책 한 권에 선교의 모든 것을 담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희석 신부는 “하느님의 사랑에 초대하는 것이야말로 선교의 목적이자 본질”이라고 말한다.

유 신부는 “선교를 교회의 본질이라고 말하면서도 그동안 선교의 관점에서 교회의 역사를 말한 사람 은 없었다”면서 “교황님과 교도권, 공의회를 중심으로 한 교회사도 의미 있지만, 선교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교회 역사가 왜 이런 과정으로 흘러왔는지를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예수님이 우리나라에 오신다면 아마 우리의 모습, 한국인의 모습으로 오시지 않을까요? 우리가 머릿속에 ‘서양인 예수님’을 생각한다면 우리는 예수님이 오셔도 알아보지 못할 것입니다. 지역의 선교, 토착화는 복음화에 있어 절체절명으로 필요한 과정입니다.”

유 신부는 현재의 한국교회를 선교의 측면에서 볼 때 “한국 땅에 있는 유럽교회”라고 평가했다. 유 신부가 말하는 토착화는 단순히 전례의 외적인 모습을 한국전통의 모습으로 바꾸자는 말이 아니다. 바로 그리스도를 한국인의 정신과 심성에서 이해하는 내적인 토착화다.

유 신부는 책을 통해 선교를 한국적으로 성찰하면서 한국인의 심성이라고 말할 수 있는 ‘무교(巫敎)적 심성’을 살피고, 특별히 사제들이 어떻게 교회의 내적인 토착화에 기여할 수 있을지에 관해 말했다. 그리고 국내 주요 신흥종교와 사이비 신심에 대해 설명하고 선교적 대안을 설명하기도 했다.

유 신부는 “이미 토착화가 이뤄진 유럽교회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는 토착화를 빼놓고는 선교를 말할 수 없다”면서 “먼저 우리 사제들이 ‘선교를 한국화 했는지’ 질문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유 신부가 책을 통해 궁극적으로 말하고 싶은 것은 “선교는 바로 ‘사랑’”이라는 것이다. 하느님의 사랑에 초대하는 것이야말로 선교의 목적이자 본질이라는 것이다.

“선교는 전달하거나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랑을 전하고 나누고 실천하는 것이지요. 예수님의 새 계명도 교회의 존재 이유도 다 ‘사랑’이듯,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곧 선교입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