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화제] 수녀 운영 알뜰가게 연일 “불티”

입력일 2017-04-03 14:56:57 수정일 2025-07-21 17:09:02 발행일 1992-02-23 제 1793호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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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ㆍ생필품다양, 서울전역서 찾아 
신자 기증품ㆍ재고품 등 5천만 미만에 거래

서울시 마포구 상수동 352번지 한국 순교복자 수녀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엠마우스 근로 여성회관(관장ㆍ전데레사 수녀)」은 요즘 이 회관을 찾아오는 하루 수백명의 고객들로 인해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바로 이곳이 수녀들이 운영하는 상설 알뜰가게라는 소문이 퍼져 서울 시내 전역에서 고객들이 몰려들고 있기 때문.

30평 남짓한 반지하 공간에 매주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개설되고 있는 알뜰가게는 수만점의 의류와 생활용품들로 가득차 남대문시장 의류상가를 방불케 하고있다.

『하느님의 재산들이 쓰레기통에 그냥 버려지는 것을 보고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손수 트럭을 몰고 본당과 가정집을 돌아 다니면서 작아져서 못입거나 유행이 지나 싫증난 옷 등을 모으기 시작했고 그것을 정리해 이렇게 매장을 만들게 됐어요』

알뜰가게의 책임자 전데레사 수녀의 말처럼 알뜰가게에는 쓰레기통에 버려질 소중한 자원들을 재활용함으로서 과소비 방지와 소비절약의 차원에서도 우리경제에 큰 몫을 담당하게 하고 있다.

실제로 알뜰가게를 통해 판매되고 있는 물품은 각 본당이나 신자들로부터 기증받은 것들이 대부분이며 업체를 통해 재고품을 기증 받을때도 가끔 있다.

이곳에는 의류를 비롯 전기제품, 이불, 어린이 용품, 도서류 등 이루 헤아릴수 없는 물품이 전시되고 있으며 심지어 컴퓨터, 커텐, 돗자리, 학습용 테이프 등도 전시 판매되고 있으며 가격은 대부분 5천원 미만에 거래되고 있다.

특히 이곳 알뜰가게에는 생활형편에 관계없이 검소한 생활습관을 가진 부유층의 주부들도 많이 찾아와 아이들과 자신이 입을 옷을 한보따리씩 사가지고 가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동작구 흑성동에서 왔다는 정은희(명수대본당ㆍ마리아)씨는『차를 여러번 갈아타고 와야하는 불편이 있지만 이곳을 일년에 몇번씩 들러 필요한 것을 구입해 가고 있다』며 『알뜰가게를 이용하고 부터는 아이들의 옷값이 통 들지않아 가계에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84년부터 이곳 상설 알뜰가게를 운영해 오고 있는 엠마우스 근로여성회관은 정신적 물질적으로 타격을 받아 좌절된 사람들과 정신지체장애자 등을 돌보고 있는 국제 엠마우스 한국 위원회(위원장ㆍ김몽은신부) 복지관으로서 알뜰가게를 통해 얻어진 수익금과 후원금 등으로 20여명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

우재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