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이형우 아빠스 선종] 이형우 아빠스의 어머니 김 아가다 여사의 기도

박경희 기자
입력일 2016-11-29 17:05:37 수정일 2016-11-29 23:29:35 발행일 2016-12-04 제 3022호 11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거룩한 죽음 맞게 해주셔 감사합니다”

11월 27일 어머니 김봉덕(아가다) 여사가 이형우 아빠스의 마지막 모습을 보며 기도하고 있다.

11월 27일 오후 3시 수도원 1층 소성당에 빈소가 마련됐다.

어머니 김봉덕(아가다·89·대구대교구 신동본당) 여사가 이 아빠스의 얼굴을 바라보며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장해요 아빠스, 우리 하늘나라에서 만나요.”

자식을 앞세운 슬픔을 삭이며 기도했다. 7남매 중 첫째인 아빠스. 김 여사는 갓난아기였던 아빠스를 업고 38선을 넘었다. “아빠스와 함께 한 삶을 돌아보면 죽을 고비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난 적이 몇 번인지…. 우리 삶을 하느님 섭리에 온전히 의탁하면서 살아가야 하겠지요.”

왜관수도원 1층 소성당에 마련된 빈소에서 연도하고 있는 신자들.

최근 아빠스가 걱정돼 성모님께 간절히 기도했다. 순서대로 당신께 가게 해달라고.

기도 중 성모님의 고통을 떠올리며 ‘하느님 뜻대로 하소서’라고 모든 것을 맡겼다.

“이 순간 그렇게 애통하고 슬픈 마음은 없어요. 새벽미사에 가다 성당에서 쓰러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하느님께 거룩한 죽음을 맞게 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기도했습니다.”

“어릴 적 새벽미사 복사를 서기 위해 혼자서 얼음을 깨 세수를 하고 성당에 갔다”는 이야기를 들려주며 마지막 순간까지 하느님 성전에 가기 위해 힘겨웠을 아들을 위해 기도했다.

선종 전날 저녁에도 어머니와 아들은 통화했다. 매일 저녁마다 안부를 주고받았다.

“어머니께서 계셔서 행복해요.” “나는 아빠스가 있어서 전화벨이 울리면 골든벨이 울리는 것처럼 기뻐요.”

효자였던 맏아들, 어머니는 담담히 유리관 속 아들을 바라보며 연도를 바쳤다.

박경희 기자 jul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