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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의 만남]「로마서 강해」 펴낸 이영헌 신부

주정아 기자
입력일 2016-10-25 16:15:32 수정일 2016-10-26 14:05:26 발행일 2016-10-30 제 3017호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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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풀어 쓴’ 바오로 사도의 신앙과 체험
강의하듯 소개해 누구든 쉽게 볼 수 있어
신학 사상 간결하게 정리, 영성생활 도와

이영헌 신부는 로마서를 일컬어 ‘모든 시대의 그리스도교회를 위한 신학적인 주제의 논문’이라 표현했다.

“로마서는 선교활동에 대한 정당성을 납득시키고 합당한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작성됐습니다. 특히 바오로 사도가 선교활동 말기에 쓴 서간으로,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바오로 사도의 풍부한 영적 체험과 성숙한 신앙이 두루 반영돼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를 바탕으로, 이영헌 신부(성서학 박사, 광주대교구 옥암동본당 주임)는 로마서를 “당시 로마 그리스도교회는 물론 모든 시대의 그리스도교회를 위한 신학적인 주제의 논문”이라고 표현한다.

또 “신학적인 용어나 개념의 설명과 교리 내용을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고전문헌이요, 그리스도교 공동체의 모범적인 신앙생활을 생생하게 전달해 주는 귀중한 신앙유산이자 보고”라고 말한다.

이 신부가 최근 집필한 「로마서 강해」(552쪽/2만2000원/바오로딸)는 이와 같은 로마서 내용을 마치 강의하듯 소개해, 누구든 쉽게 읽어볼 만한 주해서다. 특히 이 신부는 로마서를 보다 깊이 공부하고 싶은 이들을 위해 가능한 한 많은 각주를 달았다. 각주에서도 단순히 참고문헌만을 소개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보충 설명을 자세하게 부연해 주해서의 가치를 더했다.

바오로 사도의 4대 서간으로는 갈라티아서와 로마서, 코린토 1·2서가 꼽힌다. 그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바오로 서간은 바로 로마서라고 평가받는다.

이 신부는 그 이유를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과 초대 그리스도교회의 가르침을 체계적으로 풀어주고 있기 때문이라 설명한다. 로마서는 여느 서간들과는 달리 논리 정연한 전개 방식을 보이며, 다양한 성서적 논증과 주요 신학 사상들도 폭넓게 담고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도 로마서가 그리스도교회에 기여한 바는 매우 크고 중요하다. 한 예로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은 우연히 로마서의 한 대목을 읽고 회개하게 됐다. 교회개혁 당시 루터는 가톨릭교회가 내세운 ‘죄와 구원’ 선포의 폐해에 맞서 ‘죄인의 의화’를 신학적 무기로 내세우면서, 갈라티아서와 로마서 내용을 성서적 논증으로 삼았다. 이 신부는 “이것은 오늘날까지도 가톨릭과 개신교의 일치 운동에 큰 걸림돌이 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한국교회가 발행한 로마서에 관한 번역서나 저서는 그리 많지 않았다. 이 신부는 “로마서 본문을 그리스어 원문에 따라 자세하게 풀이하며 설명하고, 주요 신학 사상을 간결하게 정리한 주해서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전무한 편”이었다고 덧붙였다.

로마서는 전체적인 맥락으로 볼 때 크게 ‘교의’(이론) 부분과 ‘훈화’(실천)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그 앞 뒤 전반에서 바오로 사도가 강조하는 메시지는 “율법으로써가 아니라, 하느님의 의로움을 믿음으로써 구원을 얻으리라”라는 것이다. 이 신부는 「로마서 강해」에도 ‘의로움에 이르는 길’이라는 부제를 붙이고, 총 5부에 걸쳐 바오로 사도의 권고와 사상을 풀어냈다.

주정아 기자 stell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