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드라마「딸부잣집」작가 이희우씨

입력일 2012-08-23 15:56:46 수정일 2012-08-23 15:56:46 발행일 1995-02-26 제 1942호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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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송계에「홈드라마」장르개척
“사교육의 병폐 알리는 작품 쓰고파”
아내와 일찍 사별하고 다섯명의 딸을 키우는 한 가장의 이야기를 코믹하면서도 잔잔한 감동으로 그려내고 있는 KBS2 인기 드라마「딸부잣집」의 작가 이희우(베드로ㆍ서울 남가좌동본당ㆍ57세)씨는 이 드라마가 시청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를『자신들의 삶의 주변 이야기를 여러가지 상황으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웃음과 울음, 액션과 괴기한 것 그리고 애로물을 좋아하는 대중들에게 주말 안방극장에 시원한 웃음과 때로는 잔잔한 눈물을 선사하고 있는 이드라마는 올 4월 종영될 예정이다.

30여년의 작가 활동을 해온 이희우씨는『보는 이들이 편안한 마음을 갖고 드라마속에 몰입되어 쫓아 오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전제하고『칼 도마가 한국인을 물리치고 한국여자를 차지했을 때 시청자들로부터「그럴수 있느냐」라는 항의 전화도 수없이 받았다』고 전한다.

「종점」「달빛가족」「남자의 계절」「까치며느리」등 수없는 작품을 히트시킨 바 있는 작가 이희우씨는『작가가 된 20대 후반부터 40대까지는 주로 멜로물을 많이 썼으나 나이가 들면서 웬지 쑥스럽고 사랑이란 주제안에 인생을 크게 담을 수 없다는 생각에서 홈드라마를 쓰기 시작했다』고 전한다. 이희우씨는 우리나라 방송계에 홈드라마라는 장르를 개척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드라마도 예술의 한 장르이긴 하나 누구나 순수예술의 경지에 오르고 싶듯이 저 역시 젊은 시절 순수예술의 대가가 되는 꿈을 갖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30여년을 대중문화에 속하는 드라마 작가로 살고있는 내 삶이 저로 하여금 아직도 부족함을 느끼게 함니다』

오랜동안 개신교 신자로 살아온 이희우씨는 가톨릭으로 개종하게 된 이유를『신앙심이 미천해서 개종한것에 대해 정리를 못하고 있으나 오른쪽 주머니에 있던손을 오른쪽 주머니에 있던 손을 왼쪽 주머니로 옮기듯 큰 부담없는 개종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신앙적으로 정리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새로운 인간관계속에 휘말렸기 때문에 제대로된 신앙생활을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특히 집안에 조카가 신부가 되기 위해 신학교가 다니기도 했고, 집안이 거의 가톨릭 신앙을 갖고 있기에 어느쪽으로든 통일을 해야된다는 생각을 평소에 갖고 있었던 것이 개종의 큰 이유가 됐다고 한다.

『93 여름 세례를 받고 개종한 후 지금까지는 미사참례만 할 뿐 뚜렷한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는 이희우씨는『참신앙인이 되기위해 이제는 무언가 활동을 해야할 것이란 생각을 갖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첫 딸을 4살만에 사고로 먼저 저세상으로 보내고 이제 고등학교 3학년과 2학년인 두 아들을 키우며 살고 있는 작가 이희우씨는『현재 한국사회는 교육문제가 가장 심각하며 특히 사교육이 가져오는 병폐로 인해 본인들은 물론 가정들이 보이지 않게 희생을 치루고 있다』고 말하고『딸부잣집이 끝나면 교육문제와 관련된 홈드라마를 쓰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