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냄새가 코를 찌르는 쓰레기 매립지를 뒤로 하고 다음 목적지인 강화의 애린농장으로 향했다. 우리가 먹고 버린 음식물 찌꺼기가 어떤 모습을 하고 우리를 맞을까? 또 우린 아바나다 가정 만들기 운동을 하면서 음식물 찌꺼기로 만든 퇴비를 사용하여 고추와 방울 토마토를 재배하였다.
버스에서 내려 산길로 한참 걸어 올라갔다. 유난히 많은 잠자리가 눈길을 끌었다.
애린농장을 맡고 있는 김용의씨는 음식물 찌꺼기 사료를 섞어 준다고 했다. 또 음식물 찌꺼기와 다른 한약재 찌꺼기를 섞어서 부숙시키고 있는 모습, 고속발효기를 이용하여 만든 음식 찌꺼기 퇴비, 발효제를 쌓아 놓은 모습, 지렁이를 이용한 퇴비 만들기 등을 볼 수 있었다. 정말 험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음식물 찌꺼기를 재활용하겠다는 의지를 가진 애린농장 분들과 같은 사람이 있음으로 말미암아 우리 사회는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것 같다.
인천가톨릭대학교 나무 그늘 아래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최근 강화의 생태계와 문화, 역사의 보존에 앞장서고 계시는 총장 신부님께서 반갑게 맞이해 주셨다. 식사시간 때 보니 일회용품은 아무 것도 없었다. 모두들 집에서 사용하는 물건들이었다. 아바나다 가정 만들기 운동에 참여하면서 변화된 우리의 모습일 것이다. 당연하게도 먹고 난 자리에 쓰레기가 생기지 않았다.
강화 화도에서 오리를 이용한 생명농업을 하는 김정택 목사님의 설명을 듣고 난 후 개펄로 향했다.
개펄은 육지의 오염물질을 정화시키는 자연 정화시설이라고 한다. 개펄이 있음으로 해서 육지와 해양의 오염을 정화시키고 나아가 개펄의 조개와 같은 패류로부터 많은 산소를 방출하여 인간에게 공급하며, 또 생산력 역시 육지의 논보다 3~15배 가량 높아 연근해 어업이 발달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는 가톨릭환경연구소의 실무자 얘기를 들으면서 보기에는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던 개펄이 그토록 유용한 역할을 하고 있는 줄 미처 몰랐다. 독일 등 다른 나라에서는 개펄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하여 관리한다고 하는데 그 정도는 안 되어도 개펄을 마구 매립하여 땅 장사를 하는 몰염치한 짓만은 그만두었으면 좋겠다.
개펄을 배경으로 음식물 찌꺼기 하루 여행에 참가한 모든 분들과 함게 기념촬영을 한 후 인천으로 돌아왔다. 아이들의 곤히 잠든 얼굴을 바라보며 개펄과 물 속에서 뛰며 놀던 모습이 생각났다.
『내가 좀 더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그래서 우리 자연이 제대로 보전되고 이 아이들이 뛰놀 수 있는 자연이 훼손되지 않을 수 있다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음식물 찌꺼기 하루 여행, 짧지만 많은 것을 느끼게 된 여행이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