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일본 신자들, 「이웃나라 한국알기 성지순례」 가져

입력일 2012-02-09 11:43:21 수정일 2025-07-22 11:38:55 발행일 1997-04-13 제 2048호 17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한국 교회 놀라운 발전 순교자들 덕분이네요” 
절두산 해미 등…교류 확산 소망 
요꼬하마ㆍ오사까교구 등지서 66명 참가 
해미를 순례하고 있는 일본 신자들. 이들은 『말로만 듣던 한국교회의 저력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가깝고도 먼 나라 한국의 모습과 신앙을 배우고 싶습니다.」

일본 신자 66명이 3월 31일부터 4월 3일까지 3박 4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명동성당 절두산 해미 등 한국의 성지를 순례하고 평신도들의 노력 속에 이루어진 한국 가톨릭교회의 발자취를 추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요꼬하마교구 후지사와 나까하라본당、오사까교구 호오리본당 신자들로 구성된 이들은 「일본인들이 너무나 한국을 모른다」는 데서 한국 성지순례를 착안했다고.

이 순례는 성골롬반외방선교회 소속으로 후지사와 본당주임으로 사목활동을 하고 있는 이종승 신부가 단장을 맡은 가운데 나까하라본당 폴 부르노 신부 호오리본당 우매하라 신부와 일본 유학 중인 전주교구 이덕근 신부 동행으로 이루어졌다. 특히 일본 재야 사학자인 타카기씨도 함께 순례에 참가、일정 내내 한국 교회 역사에 대한 강의를 곁들여 눈길을 끌었다.

순례에 참가한 신자들은 순교자들의 피로 굳건해진 한국 교회의 초창기 모습에 놀라움과 숙연함을 금하지 못하는 모습. 특히 해미성지 무명 순교자들의 줄무덤을 참배한 이들은 『한국 교회에 성인이 있다는 얘기를 들은 바 있으나 이렇게 많은 이들이 신앙을 지키기 위해 말없이 죽어간 사실이 놀랍다』고 입을 모았다.

나까하라본당 야끼씨는 『한국 교회의 발전이 이러한 순교자들의 신앙으로 이루어졌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면서 『말로만 듣던 한국 교회의 저력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기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민속촌 독립기념관 판문점 등도 방문、한국의 전통과 문화를 배우고 분단의 현실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도 했다.

명동성당 방문시 주임 장덕필 신부와 대화의 시간을 가진 이들은 「명동성당 신자 수가 4만5천」이라는 장 신부 설명에 압도되는 모습. 이 자리에서 장 신부는 김수환 추기경이 이들에게 전달한 환영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순례를 진행한 이종승 신부는 『민간 교류 차원에서 일본 사람들이 한국에 성지순례를 온 자체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밝히고 『일본 교회에서 일본인들을 사목하면서 한일 양국민 모두 너무나 서로의 실체를 모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이 같은 양국간 교류가 교구 본당 단체 단위로 확산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체 순례 일정이 기대 이상의 효과를 거둔 것 같다』고 평가한 이 신부는『민박 등을 통해 신자들간 교류 채널은 충분히 마련될 수 있다』면서 한국 교회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당부했다.



 

이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