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가느라고 성당에 못가요』
『괴외 때문에 미사 참례 못해요』
이제 이런 핑계는 통하지 않는다. 영어공부도 성당에서. 그것도 미사중에 하자.
서울 반포4동본당(주임=박노헌 신부)이 한 달에 한번 「청소년 영어 미사」를 열어 화제다.
매월 마지막 주일. 미사에 참례하는 학생들은 미리 나눠준 독서와 복음을 한번씩 읽어보고는 미사 중에 읽혀지는 독서와 복음, 미사경문을 한마디라도 놓칠세라 귀를 쫑긋 세운다.
여느 때 같으면 옆 친구와 떠들기도 할 중고등부 학생들이지만 영어 미사를 봉헌하는 동안은 잠시라도 다른 생각을 할 새가 없다. 잠시 다른 생각을 하다가는 미사를 놓쳐버리니까.
2월부터 실시돼 두 번째인 영어 미사가 아직은 낯설지만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더 크다.
소문을 듣고 찾아온 학생들 덕에 한달 만에 학생수도 많이 늘었다. 학부모들의 관심도 크다.
고등학교 1학년 이동균군은 『원문으로 된 복음을 읽으니까 더 가까이에서 주님을 느낄 수 있는 것 같다』며 『영어 공부도 되고 미사도 더 재밌다』고 말했다.
영어미사를 준비하기까지는 어려움도 적지 않앗다.
영어로 된 미사를 하는 본당이 없어 한남동 외국인 성당에 전 교사가 견학을 가 분위기를 익혔고 미사 때마다 쓰이는 미사통상문과 독서, 복음도 교사들이 일일이 만들었다고 한다.
현재 강론과 성가는 우리말로 하고 있지만 미국에서 구입해 온 성가책으로 「레게 성가」도 도입, 좀더 영어미사다운 분위기를 만들어갈 계획이다. 또 미사 중에 영어로 성극을 공연하는 등 학생들의 참여도 늘여 나갈 생각이다.